▲멜라니아 여사가 트위터에 공개한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멜라니아 여사가 트위터에 공개한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멜라니아 여사 트위터

- 워싱턴 포스트, "붉은색 트리는 미국 사회가 공유한 문화 기억에 위배" 비판

- 네티즌, “한때 존경받던 워싱턴 포스트가 쓰레기 기사를 내고 저널리즘이라고 우긴다”

- 멜라니아, "21세기의 우리는 모두 다른 취향, 실제로 보면 환상적...직접 와서 보시라" 초대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미국 백악관은 지난 26일 백악관 실내에 설치된 크리스마스 트리를 공개했다. 백악관 안주인 멜라니아 여사가 직접 디자인한 실내 크리스마스 트리들은 미국 내외에서 대단한 찬반논쟁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스트룸에 설치된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 때문이다. 

백악관은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 테마는 미국의 보물들(American Treasures)이며 애국심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멜라니아 여사가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 사이를 걸어나오는 동영상은 백악관을 통해 공개되었다. 멜라니아 여사 자신도 트위터에 관련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자 새롭다는 반응도 있었지만, 무섭고 공포영화를 연상시킨다는 반응들도 줄을 이었다.

▲ⓒ백악관 동영상 캡처
▲ⓒ백악관 동영상 캡처

워싱턴 포스트는 멜라니아의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맹렬하게 비난했다. 붉은색 크리스마스 트리는 미국 사회가 공유한 문화적인 기억에 어긋나는 색깔이며, 악몽을 연상시킨다고 혹평했다.

이 미디어는 붉은 크리스마스를 조롱하는 네티즌들의 반응을 많이 올렸는데 그 중에는 디스토피아를 그린 미국의 미드 '핸드메이트 테일'에서 붉은 옷을 입은 노예들을 세워놓고 감독관이 조사하는 광경을 비교한 것도 있었다. 

▲미드 '핸드메이드 테일'의 한 장면을 올린 트위터
▲미드 '핸드메이드 테일'의 한 장면을 올린 트위터

워싱턴 포스트는 “붉은 나무는 소련 시절 핵발전소 폭발 사고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체르노빌 주변의 숲 색깔이다”, “유럽에서는 붉은 색 나무는 불행을 동반한다”, “멜라니아 여사가 걸어나가는 광경이 공포영화 ‘링’의 한 장면을 연상시킨다”는 등 네티즌들의 비판을 일일이 소개하였다.

일부 언론은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심리학자들의 비판적인 견해를 소개하였다. 한 심리학자는 “붉은 나무는 나무가 아니며, 특별히 폭력적이고 분열된 시기의 붉은 색은 피, 분노, 충격과 연관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심리학자는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주는 상징은 대단히 강력하다”며 “다른 사람이 무엇을 생각하든 상관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을 그대로 계속 하겠다라는 의미”라고 풀이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멜라니아여사의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에 대한 호평도 적지 않다. 미국의 한 언론은 멜라니아 여사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다른 사람과 결혼한 다음에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했다면 아마도 대단한 평가를 받으며 미국 잡지표지로 실렸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워싱턴 포스트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 거리를 찾다가 이제는 크리스마스 트리까지도 걸고 넘어진다는 이야기이다.

특히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를 비난한 기사를 올린 워싱턴 포스트의 트위터에도 기사를 비난하는 일반인들의 댓글들이 적지 않다.

“한때 존경받던 워싱턴 포스트가 쓰레기 같은 기사를 내고 저널리즘이라고 우긴다”, “비난이 도를 넘고 비정상적이다”라는 내용의 댓글이 적지 않다.  워싱턴 포스트에 사망신고를 내리는 댓글도 있고, ‘공산당이 붉은 색을 싫다고 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는 신랄한 비난 댓글도 있다.

▲워싱턴 포스트릐 기사를 비난하는 트위터들
▲워싱턴 포스트릐 기사를 비난하는 트위터들

영국의 텔레그라프는 “멜라니아의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는 완벽하다”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다. 텔레그라프는 “붉은 나무 40그루로 구성된 숲속 산책길이 없었다면 올해 백악관 크리스마스 트리는 볼 것이 전혀 없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붉은 색은 용기를 상징하는 의미라는 입장이었다. 그리고 27일에는 한 대학에서 열린 대담에서 “21세기에 살고 있는 우리는 모두 다른 각자의 취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내게는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가 환상적으로 보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백악관을 방문하여 직접 보시기 바랍니다. 실제로 보시면 더욱 환상적입니다. 그리고 국민의 집인 백악관 방문을 환영합니다”라고 말해 학생들로부터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사실 백악관 실내에 크리스마스 트리는 매우 많다. 대부분은 녹색 흰색 등 전통적인 모습이다. 붉은 크리스마스 트리는 한 부분에 불과하다. 비판하는 사람들은 그러나 붉은 크리스마스트리 이외에도 “최고가 되자(be best)”라는 글씨가 쓰여진 연필들로 만든 장식, 미국의 도시를 모양을 담은 장식 등도 너무 어둡고 컴컴하다며 문제를 삼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귀신이 나올 것 같다고 혹평했다.

▲연필로 만든 장식ⓒ백악관 동영상 캡처
▲연필로 만든 장식ⓒ백악관 동영상 캡처
▲뉴욕의 모습을 담은 종이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백악관 동영상 캡처
▲뉴욕의 모습을 담은 종이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백악관 동영상 캡처
▲종이로 만든 워싱턴 DC 모형 크리스마스 장식 ⓒ백악관 동영상 캡처
▲종이로 만든 워싱턴 DC 모형 크리스마스 장식 ⓒ백악관 동영상 캡처

 

백악관은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 장식의 특징은 빛을 이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백악관의 각 방마다에는 두 그루 이상의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어 있으며, 수많은 반짝이는 전구들로 장식되어 있다.

▲ⓒ
▲ⓒ
▲ⓒ백악관 동영상 캡처
▲ⓒ백악관 동영상 캡처

한편 백악관에 인접한 프레지던트 파크에서 2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크리스마스 트리 점등식이 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리에 불을 밝히며 지켜보는 군중을 향해 연거푸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트리로 활용된 나무는 콜로라도 주에서 가져온 가문비나무이다. 이 커다란 크리스마스 트리 주위에는 미국의 50개주와 직할령들로부터 가져온 나무로 만든 키작은 크리스마스 트리 56개가 함께 세워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군인들에게 가장 먼저 깊은 감사를 전한다”며 “현재 미국의 군사력은 과거 어느때보다도 강력하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프레지던트 파크의 크리스마스 트리ⓒ백악관 트위터
▲프레지던트 파크의 크리스마스 트리ⓒ백악관 트위터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