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는 각종 센서와 컴퓨터로 운행되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된다. 
▲미래에는 각종 센서와 컴퓨터로 운행되는 자율주행 전기자동차가 대세가 된다. 

- 자동차회사에서는 자동차(car)를 파는 것이 아니라 탑승(ride)을 판매

- 광주형 일자리 논의하는 한국...선진국들보다 한 세대가 뒤쳐지는 느낌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미국의 자동차 생산업체인 GM이 지난 26일 내년까지 북미공장 5개소를 폐쇄하고 1만4천명을 해고한다고 발표하여 전세계 자동차업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도 많은 실업자가 발생할 것을 우려하며 GM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하겠다는 등의 위협을 가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군산을 떠난 한국GM이 창원 등에서마저 철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일고 있다.

 

하지만 GM의 26일 구조조정 발표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업체들이 자동차 산업의 미래전략을 어떻게 그려나가는지를 어느정도 보여주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또 인간과 자동차의 관계가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어떻게 형성될 것인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대한 전환점이기도 하다.

 

GM이 예상하는 자동차의 미래는 잘 알려진대로 자율주행 전기자동차이다. 자율주행 전기자동차가 운행되는 미래의 모습은 이 회사의 새로운 모토인 “충돌 제로, 배기가스 제로, 혼잡 제로”  ("Zero Crashes, Zero Emissions, Zero Congestion,) 에 함축되어 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면 두 가지 특징을 꼽아볼 수 있다. 

 

첫째, 자율주행차는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작동되며 많은 센서들과 통신장비들이 탑재되어 있다. 이러한 첨단 장비들은 전기로 작동된다. 그러므로 지금처럼 강력한 파워를 과시하는 가솔린엔진이나 디젤엔진 등은 필요가 없어진다. 자동차에서 내뿜는 배기가스가 사라지는 세상이 된다. “배기가스 제로(Zero Emissions)”

그리고 전기자동차는 부품이 매우 적게 든다. 지금의 내연기관 차량에 들어가는 부품은 2만~3만 개에 달한다.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의 수는 내연기관의 부품에 비하면 30%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전가자동차가 대세로 굳어지면 지동차 부품 생산공장들 상당수가 문을 닫게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둘째, 지금은 사람들이 자동차를 보유하고 있다. 각 가정마다 1~2대씩 차를 소유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차를 집에 세워놓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한다. 그리고 어느 나라에서나 사람들은 좋은 일자리가 많고 살기 편한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다. 전문가들의 2050년에 이르면 전 세계 인구의 절반 가량이 대도시에서 생활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럴수록 대도시에서 교통혼잡이 심해지고 주차난도 악화되어 차를 몰고 다니기는 어려워진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차를 소유할 필요가 없어진다. 자율주행차는 운전기사가 없는 택시와 비슷하다. 오히려 인간이 운전할 때보다 빠르고 안전하다. 엘런 머스크가 일찍이 예언했듯이 인간의 운전은 법으로 금지될 가능성마저 있다. 내가 탄 자율주행차는 목적지에 도착하면 다른 사람이 이용한다. 구태여 자기 차를 사서 몰고 다닐 필요가 없어진다.

이 때문에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는 상황에서는 자동차회사에서는 자동차(car)를 파는 것이 아니라 탑승(ride)을 판매하게 된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사람들이 저마다 차를 몰고 다니지 않고 자율주행차를 택시처럼 타고 다니므로 “충돌도 혼잡도 없는(Zero Crashes, Zero Congestion)” 세상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자동차 회사로서는 판매량이 줄어들게 되므로 순익도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에 대해 GM의 댄 암만 사장은 27일 미 CNN과의 회견에서 “현재는 차 1대를 팔면 평균 3만 달러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자율주행차를 판매하면 1대당 수익이 수십만 달러로 높아진다”고 전망했다.

▲우버는 이미 자율주행차를 시험운행한지 2년이 넘는다ⓒ우버
▲우버는 이미 자율주행차를 시험운행한지 2년이 넘는다ⓒ우버

그러나 지금의 자동차회사들이 자율주행 전기자동차 세상에 들어가려면 매우 값비싼 입장권이 필요하다. 기술개발에 드는 비용이다. 현재 자율주행 기술은 자동차회사들보다는 자동차 공유서비스 회사인 우버나 검색엔진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IT회사들이 앞서가고 있다고 한다. 이들 회사들이 자율주행전기자동차를 사험 운행한지는 2년이 넘는다. 특히 우버의 CEO 다라 코스로우샤히는 “10년 내에 사람들이 차를 소유하지 않는 세상이 된다” 며 “사람들을 실어나르는 회사는 GM이 아니라 우버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GM같은 자동차회사들은 우버나 구글보다 뒤늦게 자율주행차 개발에 뛰어든 후발주자들이다. 거액을 투자하여야 겨우 따라갈 수 있을 것이다. GM이 이번에 구조조정을 서두른 이유도 1년 안에 투자금 60억 달러를 마련하기 위한 조치이다. 앞서 포드는 앞으로 3~5년 간 11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포드는 독일 폭스바겐과 함께 제휴도 하였다. GM도 일본의 소프트뱅크 및 혼다와 제휴하기로 하였다.

 

자동차 선진국인 미국 일본 독일 등의 거대 회사들과 IT공룡들이 앞을 다투어 미래를 창조하는 판국이다. 한국에서는 현대차 공장을 유치하기 위한 광주형 일자리 논의가 복잡하게 진행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선진국들보다 1, 2년 뒤떨어진 것이 아니라 한 세대가 뒤쳐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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