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시1

무시로 외롭던 시절에 나는 강의실 뒤 작은 연못에서 홀로 시간을 보내곤 했다. 바위에 걸터앉아 연잎 위에 능청스레 올라앉은 개구리와 마주보며 함께 볕을 쬐거나 연꽃을 외면한 채 팔랑비틀 날으는 나비와 물 위를 평평팔자로 걷는 소금쟁이를 쫓아 연못 주위를 돌아다니기도 했다. 가끔 물 속으로 뛰어드는 개구리만이 연못의 깊은 적막을 느끼게 하던 시절. 그때는 바람도 뭣도 없었다. 나는 그저 앉아 있는 외로움이었고, 시는 서투른 손짓으로 나를 희롱하고 있었다.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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