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SK그룹
▲최태원 회장 ⓒSK그룹

-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 가장 많이 증여

- 경영권 다툼 없던 친족들에 대한 보답

- 계열분리 경영권 등에 변함 없을 것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23일 친족들에게 SK주식 329만주(4.68%)를 증여해 재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SK그룹은 최 회장이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게 166만주, 사촌형인 최윤원 SK케미칼 회장의 가족에게 49만6,808주, 사촌형인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과 가족에게 83만주 등 총 329만주를 증여했다고 23일 발표했다.

SK그룹 측은 “최 회장은 지난 20년 동안 형제 경영진들 모두가 하나가 돼 국제통화기금(IMF)과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오늘날까지 함께하며 한결같이 성원하고 지지해준 친족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지분 증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는 지난 1998년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타계 후 후계구도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가족들이 최태원 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결정한 후 20년간 별다른 갈등 없이 지원해준 것에 대한 보답으로 해석된다

최 회장은 최근 가족 모임에서 "지난 20년간 형제 경영진들이 하나가 돼 저를 성원하고 지지해주지 않았다면 지금의 SK그룹과 같은 성장은 없었을 것"이라며 지분 증여를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최 회장은 그룹 경영권 승계를 양보한 고 최윤원 SK케미칼 회장 가족에게 약 49만주,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 가족에게 83만주를 각각 증여했다. SK그룹을 창업한 고 최종건 회장의 4녀 가족 8명에게도 3만7,899주씩 증여했다.

최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동생에게는 마음의 빚이 있다"는 발언을 해왔다. 이번에 총 증여 주식의 절반인 166만주를 동생인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에게 증여했다. 자신의 상속분을 포기한 채 SK그룹 성장에 힘을 보탠 동생에게 고마움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태원 회장의 동생인 최기원 SK행복나눔재단 이사장도 최 회장의 뜻에 공감해 증여에 동참했다.

최 이사장은 최종건 창업회장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동생으로서 경영에 참여했던 고 최종관 SKC부회장과 최종욱 전 SKM 회장의 가족 4명에게 13만3,332주 (0.19%)를 증여했다.

과거 고 최종현 선대회장이 타계했을 당시 최종건 창업회장의 아들인 최윤원·최신원·최창원과 최종현 선대회장의 아들인 최태원·최재원 등은 대주주 가족회의에서 그룹대표를 최태원 회장이 맡는 것을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특히 최씨 가의 장자인 고 최윤원 회장이 최태원 회장의 경영능력을 높이 평가해 "최태원 회장을 중심으로 단합해야 한다"며 대주주의 대표권을 양보하고 힘을 실어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최 회장은 SK그룹의 사업지주회사였던 SK 회장으로 그룹을 이끌었고 최윤원 회장은 대주주 가족들의 구심점으로 단합을 강조하는 역할을 해왔다.

만약 형제들 사이에 상속 문제로 분란이 있었다면 IMF 위기 때나 소버린 사태 등과 같은 경영권 분쟁 당시 SK그룹이 해체될 수도 있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최태원 회장의 이번 주식 증여가 시장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계열 분리 가능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이 쏠린다.

SK그룹 측은 "이번 증여는 계열 분리와는 관련이 없으며 최태원 회장 중심의 현 그룹 지배구조도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이 SK그룹 일부 계열사의 지분을 취득 후 계열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있었다.

이번 증여로 최태원 회장의 SK 지분 비율은 23.12%에서 18.44%로 줄어들게 된다. 최기원 이사장의 SK지분도 7.46%에서 7.27%로 낮아진다. 하지만 친족들이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기때문에 최태원 회장 일가의 경영권에는 변함이 없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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