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농부의 봄 2017

 

파리한 겨울의 등을 쇠스랑이로 긁어주며 움 터 올 생명을 맞이하는 늙은 농부의 자애로운 시선이 뒷다리를 뻗으려 묵은 나뭇가지에 엉덩이를 부비고 있는 올챙이에게 잠시 머문다. 잔설 위를 지나온 꼬리바람이 농부의 젖은 이마를 스친다. 계곡 아래에서 읍내 쪽으로 길게 뻗은 호수는 수양버들의 가느다란 잔가지에 장난스레 매달려 연초록으로 빛나는 새싹들로 부산스러운데, 기나긴 겨울을 홀로 지내온 농부의 가려운 등은 누가 긁어 주나.

 

20170208수 우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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