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그대의 생존을 위하여

 

당당하믄 죽는디
떳떳하믄 죽는디
비겁하믄 사는디

정직하믄 죽는디
성실하믄 죽는디
기망하믄 사는디

법 지키면 죽는디
말 지키믄 죽는디
다 생까믄 사는디

봄날 고른 햇살처럼 살고 싶은디
향기 품은 천성대로 살고 싶은디
습기 차고 군내 나는 짙은 그늘에 널려 있는
마르지 않은 양말도 이 놈들보다 구리진 않은디

몇 일 굶은 승냥이같은 놈들의 주둥이
내뱉은 말에는 마음같은 것이 없고
맞잡은 손에는 온기같은 것이 없는디

자신 만의 생존을 이유로
매 순간 세상과 사람을 기망하는디
그 놈의 질긴 목숨은 끊어지지도 않고
여린 삶의 발목을 물고는 놓질 않는디

이 놈들도 어미가 있고
새끼가 있고
각시가 있는디

새끼 앞에선 인자한 웃음이 끊이질 않고
집 밖에선 거짓된 웃음으로 하루를 보내는디
다른 이도 가족이 있고 새끼가 있는디

아는 디 모르는 디
오늘도 빈 그림자를 하얀 웃음 속에 감추고
능청스레 태양 아래를 지나는디
 
20170516화 우석용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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