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절망을 보다

 

다시 밤이 내리고 세상 모든 호흡이 잦아든다. 촛점 잃은 눈동자는 홀로 우는 바람을 쫓아 어둠을 배회한다. 무겁게 늘어진 목줄은 어린시절 타고 놀던 그네처럼 바람에 홀로 흔들린다

 

그믐달 홀로 밝아. 말뚝에 묶인 목줄의 늘어진 그림자와 깊게 패인 갈비뼈의 앙상한 그림자가 겹쳐진다

 

깊게 늘어진 숨소리. 점점 가늘어지는 숨소리가 굵은 목줄에 실려 흔들흔들 위태롭다. 바둥거리는 숨소리조차 목줄의 반경을 벗어나지 못한다

 

발자국 소리 들려. 어둠을 바라보며 짖지도 못하는 언 주둥이를 벌렁거린다. 핏자국이 생기도록 당겨도 목줄은 한 치도 길어지지 않는다

 

달은 서럽게 밝기만 하고 바람은 무심하게 울기만 하는 어둠 속. 그의 서러운 눈에 내 얼굴이 들어가 앉는다

 

20170204토 우석용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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