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석용
▲ⓒ우석용

낮고 조용한 아침

 

앙드레 가뇽에게 피아노 연주를 부탁했다. 그가 잠시 눈을 감는 사이 따스한 아침햇살이 그의 얼굴에 내려 앉았다. 햇살이 달아나지 않을 만큼 나지막하게 피아노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들은 겨울이 녹아 생긴 개울물처럼 시끄럽거나 거슬리지 않고 지극히 평화로운 방식으로 방 안을 가득 채웠다. 세상의 모든 아침이 여기 이 곳에 있는 듯 했다. 별일없이 조용하고 조금은 부산스런 아침풍경들이 펼쳐진다. 미소가 따라 간다. 그리운듯 조금은 아련한 듯한 기억이 지나간다. 어떤 것 하나 두드러지지 않는, 서로 잘 보이려고 뒤꿈치를 들지 않는 피아노 소리가 조용한 아침을 사이를 지나간다. 흐르는 물이 최고의 선이라 했던가. 앙드레 가뇽의 '조용한 날들'에서 최고의 선을 마주한다. 세상의 모든 아침에 고요와 평화가 함께 하길 기도하는 그의 낮은 마음이 느껴진다. 감사의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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