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적인 증시부양책보다는 근본적인 경기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pixabay
▲일시적인 증시부양책보다는 근본적인 경기대책이 필요한 때이다. ⓒpixabay

-증시대책에 그치지 말고 경기침체에 근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할 때

- 내수 활성화 위한 감세 등의 정책 필요 

- 최저임금제, 주 52시간 노동제도 신축적으로 운용되어야 경제안정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우리나라 증권시장의 주가지수가 9월말부터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마침내 코스피 지수가 22개월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졌다.

현재 6백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증권투자자들은 10월들어 증시에서 사라진 돈이 무려 260조원이 넘는다며 한숨을 짓는 중이다. 한국 최고의 기업인 삼성전자의 시총이 260조원쯤 된다. 수치로 본다면 10월 한달 동안 삼성전자만한 볼륨의 부(富)가 한국 주시시장에서 허공으로 사라졌다.

증권투자자들은 주가폭락에도 불구하고 입을 굳게 다물고 있는 정부를 원망하며 청와대게시판에도 대책을 세워달라고 하소연하고 있다.

그 덕분인지 정부는 이번 주 초인 지난 29일부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나서서 컨틴전시 플랜을 마련하여 가동중이라는 등의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컨틴전시 플랜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단지 5,000억원 규모의 자금을 조성하여 운용한다는 이야기만 보도되었다.

 

금융권의 한 인사에게 정부가 5,000억원을 운용하면 주가가 좀 안정될까 하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10월 한달 동안 증시에서 사라진 돈이 260조원인데 5,000억원으로 뭘 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리고 정부의 대책이란 결국 “기관을 조져서 주식을 사게 만드는 것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기관이란 대개는 증권회사들과 국민연금 같은 연-기금이다. 

아닌게 아니라 30일에는 기관의 매수로 인해 코스피 지수가 다소 올라 2,000선을 회복하였다. 그러자 국민연금이 가뜩이나 수익률이 낮아서 고민중인 국민연금이 지금 주식을 사들이는 건 더 위험하지 않은가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1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올해 1∼8월 국민연금기금의 국내주식 수익률은 -5.14%로 8조원 가량 평가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익률은 25.88%였다. 지난 8월 말 현재 국민연금의 국내주식 평가액은 123조6020억 원으로, 2017년 말의 131조5200억원보다 7조9180억원 줄었다.  8월부터 10월말까지 국내 주가폭락을 감안한다면 결국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투자로 날린 돈이 10조원이 넘는다는 말이 사실일 듯 하다. 국민연금이 현재 처한 이러한 난국에서 외국인이 팔고 나가는 물량을 다 받아주면서 주가를 받쳐주라고 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나중에 수익률을 놓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나올 수도 있다. 정부로서도 주가를 끌어올리는 대책을 마련하기가 매우 어려울 듯 하다.

 

그런데 31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산업동향’을 보면 우리나라의 주가는 저평가된 것이 아니라 현재 한국경제의 실상을 거의 정확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통계청
▲ⓒ통계청

흔히 주가는 미래 경제를 반영한다고 한다. 통계청 발표에 따르면 9월 산업생산은 5년 6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위축됐다. 현재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6개월 연속 감소했다.  2015년 11월부터 2016년 4월까지 6개월간 하락한 이후 2년5개월 만이다. 향후 경기 흐름을 나타내는 선행 순환변동치도 0.2포인트 하락해, 4개월 연속 하락세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현재 경기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을 부정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지만, 한국 경제가 침체국면에 들어섰다는 것이 객관적인 평가이다. 통계청의 수치가 말해주고 있다. 생산, 소비, 건설 등 모든 부문에서 감소하고 하락하고 있다. 이에 앞서 발표된 고용동향에서도 실업자는 9개월연속으로 1백만명이 넘었다.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12월 가면 나아진다고 했지만 지금으로서는 한시가 급하다는 생각이다.

 

정부가 증시대책만 세우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경기 침체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서둘러 마련해야 할 때이다. 한국 경기가 회복 국면으로 들어서면 주식 시장도 좋아질 것이다.

경기 회복을 위한 대책은 뻔하다. 바로 내수 확충이다.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과 기업의 세금부담을 줄이는 것이 지름길이다. 국민들의 세금부담을 줄여야 소비가 살아난다. 지금은 세금 내느라 쓸 돈이 없다는 볼멘 소리가 많이 나온다. 재산세나 건강보험료도 많이 올랐다. 앞으로 국민연금도 더 오를 가능성도 적지 않다. 봉급에서 개인 소비로 나가는 돈이 점점 더 줄어든다. 내수가활성화되기는 커녕  쪼그라들 수 밖에 없다.

기업도 법인세를 줄여야 투자도 활성화되고 종업원임금도 올려줄 수 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단숨에 법인세를 21%로 낮추었다. 덕분에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보다도 높다. 주가지수는 고공행진이다. 일 할 사람이 모자라서 교도소에 수감중인 재소자까지 끌어다 쓴다는 완전고용 수준이다.

그리고 비대해진 공공부문 구조조정도 해야 한다.

신자유주의에 대한 공포도 이해한다. 양극화해소를 위한 소득주도 성장도 필요하다. 최저임금도 인상해야 하고, 주 52시간 노동제도 중요하다. 그러나 고용의 유연성이 보장되는 수준에서 신축적으로 운용되어야 경제를 망가뜨리지 않고 안착될 수 있다. 당장 사람들이 일을 해서 돈을 벌 수 있어야 하지 않는가?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성공한 경제정책은 다 똑같다. 감세, 고용유연성, 공공부문 구조조정, 규제해소, 외국인투자유치 등이다. 우리나라 경제 관료들, 경제학자 그리고 정치인들이 아무리 엘리트라 해도 다른 뾰족한 수가 나올 수가 없다. 

바둑에 "묘수 3번 두면 무조건 진다"는 말이 있다. 처음에는 기막힌 승착을 두었다고 기고만장하지만 나중에는 다 헛수,과수, 패착으로 귀결되는 법이다. 정수로 두어야 한다.

경제도 남들이 성공한 길을 따라가는 것만이 우리가 성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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