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련의 아침을 먹는다
미처 달아나지 못한 조무래기 잠들이
꽃 지나간 목련의 잔가지 위에 모여
재잘거리고 있는 아침의 작은 새들처럼
꿈과 현실 사이를 부산스레 오가며
속눈썹을 간질이는
몽롱한 듯 상쾌한 아침을 맞는다.
세상의 불이 켜져 창을 밝힐 때
아들을 깨우는 옆집 엄마의 잔소리에 놀라
허공으로 잠시 흩어지는 새들처럼
나의 게으른 잠들도 침대 아래로 굴러 떨어진다.
지켜져야 할 것은
밤에 취한 듯 누워 있고
지켜야 하는 사람은
무거운 밤을 벗고
차가운 옷을 따스한 어깨에 걸친다.
새로운 날을 맞이한 듯, 갑자기
크게 기지개를 켠다
하늘과 땅을 향해
크게 하품을 한다. 동시에
차가운 아침을 크게 한 입
또 한 입 먹는다
흩어졌던 새들도 돌아와
함께, 목련의 아침을 먹는다
20160427 07:00 우석용
[SR(에스알)타임스 우석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