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법인 분리에 반대하는 한국지엠 노조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지난 12일 법인 분리에 반대하는 한국지엠 노조가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한국지엠 노조

- 제조, 판매 담당 '한국지엠'과 자동차 엔지니어링, 디자인 담당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로 분리

- 노조는 구조조정을 위한 음모라며 총파업에 나선다는 입장

- 자동차 부품업체의 절반이 올해 1분기 적자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자동차 산업이 위기에 처한 가운데 한국지엠이 19일 주주총회를 열어 연구개발 법인 분할 안건을 전격 가결시켰다. 법인 분리에 반대해 온 2대주주 KDB산업은행과 노조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노조는 법인분리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기 위한 음모라고 주장하며 총파업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한국지엠 대주주인 제네럴모터스(GM) 등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주총을 열고  회사 분할 안건을 가결시켰다. 법인분할 주총에 문제를 제기해온 산은은 비토권 행사를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네럴모터스 본사와 계열사들은 한국지엠 지분의 76.96%를, 산은은 17.02%, 중국 상하이차는 6.02%의 지분을 각각 보유하고 있다. 
주총 결과에 따라 한국지엠은 자동차 부품 제조와 판매를 담당하는 '한국지엠'과 자동차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담당하는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로 분리된다. 한국지엠에는 생산직 근로자 등 1만명이,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에는 연구직 등 3000명이 소속될 것으로 알려졌다.
분할 후 한국지엠 자본금은 2167억7550만원, 지엠테크니컬센터코리아 자본금은 3911만원이 된다. 
한국지엠은 다음달 30일을 기준으로 분할되며, 분할 등기는 12월3일 이뤄질 예정이다. 

산은은 주총에 앞서 18일 공식 입장을 내고 "한국지엠이 협의없이 법인분할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깊은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주주총회 결과를 지켜본 후 후속 법적대응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임원들은 19일 오전부터 부평공장에 모여 회의장으로 예상되는 장소의 입구를 봉쇄하는 등 주총저지에 나섰다. 노조는 중노위가 오는 22일께 조정중단 결정을 내리는대로 총파업에 돌입할 방침이다.

 

한편 우리나라의 중견 자동차 부품업체의 절반 가까이가 올해 1분기 적자를 내고, 건실했던 기업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등 자동차산업 생태계가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상장한 1차 협력부품업체 89개사 중 42개사(47.2%)가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8개사(66.7%)는 적자로 전환했다. 89개사의 매출액은 작년 동기 대비 8.6% 줄었으며 영업이익률은 0.9%에 그쳐 작년 1분기 3.7%에 비해 2.8%포인트나 감소했다.

총 28조원 규모인 자동차산업 여신 중 10%는 이미 자본잠식 상태이다. 영업이익률이 2% 미만인 2차·3차 협력업체는 이미 시장에서 이탈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현대차 1차 협력업체인 리한이 워크아웃을 신청한 데 이어 다이나맥, 금문산업, 이원솔루텍 등이 잇따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고무부품 등을 공급하던 2차 협력사인 에나인더스트리는 지난 7월 만기어음을 막지 못해 부도처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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