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에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는 석기시대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

- 투잡을 하든 쓰리잡을 하든 돈을 벌 수 있어야 희망이 생긴다.

- 사람들이 살기 편리한 과학 기술의 보급을 가로막으면 역시 '수꼴' 소리를 듣게 된다.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카풀 서비스를 놓고 카카오와 택시업계가 다시 갈등을 벌이고 있다. 카카오는 카풀 서비스업을 시작하려고 하는 반면, 택시업계는 자신들의 밥줄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결사반대이다.

양자 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하지만 보면 볼수록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대착오적이다. 나라 밖에서는 미사일을 발사하는데 우리나라 안에서만 활을 쏘며 칼을 휘두르는 듯 뒤떨어진 느낌이다. 밖에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마음은 여전히 석기시대에 머물고 있다는 생각이다.

갈등의 내용은 이렇다. 카카오의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는 16일 운전자용 카풀 애플리케이션(앱) ‘카카오T 카풀 크루’를 통해 카풀 운전자 모집을 개시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출퇴근, 심야시간대 택시 승차난이 여전하다”고 강조한다. ‘카카오모빌리티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오전 8시부터 1시간 동안 카카오택시 호출은 20만5,000건에 달한 반면 배차를 수락한 차량은 3만7,000대에 불과했다. 택시 호출의 80% 이상에 대해 공급이 불가능했다는 얘기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또 카카오택시 앱을 통해 택시기사들의 소득이 올랐다고 강조했다. 2015년에는 카카오택시 앱으로 택시기사가 버는 돈이 월평균 41만원 정도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96만원까지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택시업계는 카카오의 카풀 서비스에 반대한다. “택시업계를 죽이는 것이 재벌의 골목상권 침범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따진다. 파업도 불사한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1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카풀 반대 집회에 참석하기 위해 택시 운행을 중단키로 했다. 일부 법인택시 업체들도 집회 참가 및 운행 중단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대란이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택시조합홈페이지 화면캡쳐
▲ⓒ택시조합홈페이지 화면캡쳐

정부의 입장은? 모른다. 아마도 표를 위해서라면 택시업계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나 나라 밖을 좀 보자. 카카오 모빌리티도 뒤떨어진 행태이다. 이런 후진적인 거 하는 나라도 없다. 우버가 금지된 틈새를 노린 한국적 서비스다. 우리나라에서는 우버를 금지했지만, 전 세계에서 우버를 금지한 나라는 거의 없다. 공유경제의 상징처럼 되어 있다. 미국은 물론, 일본, 중국, 러시아, 태국 등 차량 공유서비스가 금지된 나라는 거의 없다. 중국에서는 우버와 같은 디디츄싱 서비스가 있다. 심지어 여러 사람이  스마트폰으로 버스를 불러 타는 디디버스도 있다. 

요즘 젊은이들은 해외여행을 가도 대개는 패키지로 가지 않고 스스로 스케줄을 정해서 간다. 어느 나라를 가도 우버로 택시를 부른다. 우버가 좋은 점은 안전하고, 택시보다 가격이 싸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디에나 있다. 차량도 다양하다. 그리고 운전자들은 대개는 다른 직업에도 종사하는 사람들이다. 현지인들과 다양한 대화도 나눌 수 있다. 얼마나 편리한가.

이번 카카오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은 연말 택시요금 인상을 앞두고 일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연말 공공요금 인상을 당연히 여긴다. 그런데 경제가 나빠지고 소득도 줄어들수록 우리나라의 기초생활 물가가 참으로 대단히 비싸다고 절감하게 된다.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들었다고 하지만 식비, 통신비, 교통비 등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는데 드는 비용은 아마도 세계 최고 수준이 아닐까 한다. 쌀값, 집값 다 오른는데 교통요금 택시값이 또 오르지 말라는 법도 없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지난 9개월간 연속으로 실업자 수가 100만명을 넘었다. 청년들이 일자리 찾기도 어렵지만 대기업 수준의 임금을 받는 좋은 일자리는 많지 않다. 상당수의 일자리는 최저임금을 겨우 면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초생활물가가 자꾸 인상되면 사람들은 희망을 잃게 된다. 벌이는 없는데 물가는 자꾸 올라가기 때문이다. 뭔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사람들은 잘 살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다. 투잡을 하든 쓰리잡을 하든 돈을 벌 수 있어야 희망이 생긴다.

우버 같은 공유경제를 도입하면 좋은 일이 누구나 소득을 올릴 기회를 가질 수 있다는 점이다. 남녀노소 누구나 차만 있으면 돈을 벌 수 있다. 출퇴근할 때 빈 차로 다니느니 얼마라도 벌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은 일인가?

또 하나 에어비엔비 숙박공유 서비스도 합법화하면 좋다고 본다. 그렇지 않아도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 한국 법인이 숙박공유 서비스의 합법화를 위한 서명 운동을 벌이겠다고 15일 밝혔다.

에어비앤비가 단체 행동에 나선 이유는 숙박 공유 사업을 합법화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우리나라에서는 현행법상 군(群) 단위 지역을 제외한 곳에서는 개인의 집이나 빈방을 공유하는 서비스는 불법이다. 도시에서는 외국인 대상 숙박 공유만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에어비앤비가 허용된다면 서울이든 시골이든 싼값으로 숙박하여 여행할 수 있다. 휴가철 무시무시한 숙박비를 생각해 보라. 여행에 드는 비용이 줄어드니 사람들의 삶이 더 개선된다. 또 누구나 집을 이용하여 돈을 벌 수 있으니 역시 삶의 질이 개선된다. 다른 나라들 선진국에서 우버나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경제 서비스를 허용하고 장려하는 이유는 다 국민들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외국업체라서 싫다면 중국처럼 유경제 플랫폼을 개발하면 된다.

이전의 보수정권들은 ‘전봇대를 뽑는다’느니 ‘손톱 밑 가시를 뽑는다’느니 하면서 각종 규제를 없애겠다고 입만 열면 말했다. 문재인 정부도 규제를 풀어 혁신 성장을 도모한다고 주장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규제가 산업현장에만 있는 게 아니다. 규제는 온 생활 전반에 드리워져 있다.

우버나 에어비앤비가 외국업체라서 싫다고? 그러면 같은 형태의 앱을 개발해 보급하면 된다. 이전 정권들을 수꼴(수구꼴통)이라고 비난하지만, 사람들이 살기 편리한 과학 기술의 보급을 가로막으면 역시 수꼴 소리를 듣게 된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