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헌 금감원장 (방송화면 캡쳐)
▲국정감사에 출석한 윤석헌 금감원장 (방송화면 캡쳐)

- 남북 정상 평양선언 직후 컨퍼런스콜(전화회의)

- 윤석헌 금감원장, 국감서  “보고만 받아...특별조치는 없었다” 답변

[SR(에스알)타임스 심우진 기자]  미국 재무부가 지난달 국내 국책은행과 시중은행에 직접 연락해 대북제재 준수를 요청한 사실이 확인됐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미 재무무가 남북 정상이 평양선언을 한 직후인 지난달 20∼21일 국책은행인 산업·기업은행과 시중은행인 KB국민·신한·NH농협은행 등과 전화회의를 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미 재무부는 사전에 이메일로 '북한 관련 회의를 열고 싶다'고 알리고 국내 은행과 순차적으로 연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 재무부에서는 테러·금융정보 담당 관계자가, 국내 은행은 준법감시 담당 부행장급 인사가 전화회의에 참석했다.

 

미 재무부 측은 국내 은행이 추진하는 대북 관련 사업 현황을 묻고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길 바란다는 당부를 했다고 금융권 관계자들이 전했다. 국내 은행 참석자들은 미 재무부 측에 '대북제재를 인지하고 있고 잘 지키고 있다'고 답했다. 미 재무부가 국내 은행과 직접 접촉해 대북제재 준수를 강조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는 이 사안을 놓고 야당 의원들의 질의가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미국 재무부가 한국의 금융당국도 아닌 일반은행에 컨퍼런스콜을 요청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금감원장은 이 사안의 심각성을 깊이 살펴서 금융계에 커다란 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주문했다. 

같은 당의 성일종 의원도 이와 관련해서 윤석헌 금감원장에게 "대북 제재위반으로 국내 금융기관에 미국 정부의 금융 제재가 들어오면 과거 방코델타아시아은행 사례처럼 은행 폐쇄 문제로 번질 수 있다"며, "뱅크런(Bank Run: 대규모 인출사태)이 발생하면 소비자 보호를 어떻게 하겠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 사안에 대한 사실 파악은 했다"면서도 관련 조치에 대해서는 "관세청의 일이기 때문에 보고만 받는 수준이었다"고 답했다.

윤석헌 금감원장은 "이와 관련 특별한 조치를 한 것은 없다"면서 "앞서 FIU(금융정보분석원)와 공동으로 유엔 안보리 결의이행 및 미국의 독자제재 관련 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라고 각 은행에 당부한 적은 있다"고 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