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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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주가 올들어 12% 하락, 외국인들은 연일 '팔자'

- 30조원 넘게 투자한 국민연금은 수익률 하락 어떻게 처리할까? 

[SR(에스알)타임스 우태영 편집위원]

코스피 지수가 닷새째 폭락을 거듭한 5일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17조5,000억원으로 예상된다고 공개했다. 잠정적인 수치이지만 기록적인 수익이다. 그러나 이날 삼성전자의 주가는 전혀 오르지 않았다. 어제와 같은 4만4,700원이다. 상승률 0.00%이다.

삼성전자 주가가 맥을 못추는 이유는 4분기 전망이 별로 밝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미국의 경제전문 통신인 블룸버그는 "지난 2년간 이어져온 메모리 반도체 호황이 끝나고 본격적인 가격 하락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기관투자가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매도하면서 올해 삼성전자 주식은 12% 가량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의 크레이그 헤텐바흐 분석가는 3일(현지시간) 반도체 업계에서 '재고 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며 3년 만에 처음으로 반도체 기업 순이익 전망치를 하향했다. 주요 최종 고객인 자동차와 ICT기업 다수가 유럽과 중국 지역에서의 수요 감소에 따른 매출액 저하를 우려한 만큼 업계의 재고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무라의 펀드매니저가 삼성전자 주식 전량을 처분했다고 블룸버그는 4일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비비안 파이 대만 노무라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6월 말 현재 글로벌 주식 펀드에 편입했던 삼성전자 주식 430만주를 전부 팔았다. 

4일에는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전체적으로 5,263억원어치를 매도했다. 그중 삼성전자 주식만 2,000억원어치를 팔았다.

 

이 대목에서 우리나라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식을 어떻게 해야 옳은가 하는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노후 생활을 위하여 모아놓은 643조원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해 말 현재 이 중 20%에 해당되는 124조7,000억원을 국내주식에 투자했다. 그리고 국내 주식투자 중 24%에 달하는 31조5,062억원을 삼성전자 주식에 투자했다.

그런데 삼성전자의 주가는 지난 1년 사이에 12%나 하락했다. 그렇다면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주가 하락만으로도 3조원 이상 손해를 보았다는 이야기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국내주식투자로 입은 손실은 지난 7월현재 -6.11%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4분기 전망은 밝지도 않다. 앞으로 주가가 더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다. 그렇다면 국민들이 모아놓은 노후자금을 책임지고 관리해야 하는 국민연금은 손해를 덜 보기 위해서라도 노무라 증권의 펀드매니저처럼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주식을 정리하는 게 옳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정리할 경우 두 가지 문제가 생긴다.

첫째,  너무 많은 물량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주가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 그래도 더 큰 손해가 예상된다면 물량 조절을 하면서라도 팔아치우는 게 맞는 방향일 수도 있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하는 바람에 주가가 유지된다면, 국민연금은 국민들이 모아놓은 돈으로 외국인투자자들 좋은 일만 하는 꼴이 된다. 주가가 더 떨어지기 전에 미리미리 팔고 나가는 외국인 투자자들을 위하여 주가를 지탱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스튜어드쉽 코드와 얽힌 딜레마이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 주식을 팔아치울 경우, 문재인 정부가 야심차게 도입한 스튜어드쉽 코드를 추진하기가 어려워진다. 스튜어드쉽 코드는 국민연금이 투자기업에 대한 의사결정에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경우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은 전체의 9.2%에 달한다. 이 비중이 낮아지면 스튜어드쉽 코드를 추진할 수가 없게 된다. 하지만 이를 고집하다가는 국민연금 전체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질 수도 있다.

 

외국인들이 발빠르게 행동하는 주식시장이다. 국민연금은 지금 운영책임자도없고, 여러 중요한 부서장 자리도 비어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튜어드쉽코드를 시행하려면 한국 기업들에 대한 주식 보유를 늘리거나가야 한다. 삼성전자가 브랜드가치가 세계 6위라고는 하지만 국제적 수준에서 보자면 변동성이 심한 이머징마켓에 속해 있을뿐이다. 국내의 다른 기업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연일 하락하는 한국 주식시장, 그리고 나날이 팔자 행진을 거듭하는 외국인 투자자들, 그리고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쉽에 대한 욕심. 이런 상활들을 생각하면 국민연금의 수익률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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