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대표들 모임에 갔다. 그날 주제는 ‘직원들을 어떻게 동기부여 시킬 것인가’에 대한 주제로 열띤 얘기를 나누었다. ‘요즘은 직원들을 뽑는 것 자체가 어렵다’, ‘월급 올려 줘봐야 몇 달 못 간다’, ‘동네축구 같은 회사 분위기를 어떻게 하면 프리미어 리그 축구팀 같은 분위기로 바꿀 것인가’ 여러 얘기들이 오고 갔다. 많은 사장들의 고민은 어떻게 시스템을 만들어 회사가 알아서 잘 굴러가게 할 것인가 이다. 회사 대표로서 중요한 고민이다.

 

사장들은 직원들을 어떻게 자율적으로 일을 잘하게 할 건가 고민하지만, 직원들은 사장이 미팅 나가서 늦게 돌아오거나 해외 출장을 지금보다 더 자주 가기를 원하는 회사도 있다. 한번은 회사 워크숍에서 ‘월요일 출근이 기다려지는 회사가 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요?’ 라는 주제를 가지고 직원들이 얘기를 나누게 했는데 ‘사장님이 출근을 안 하면 됩니다’란 답에 직원들이 격하게 공감하는 모습을 보았다. 대표가 직원들에게 동기부여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사기저하를 시키는 주범인 경우다.

 

오스트리아에 한 산부인과 의사가 있었다. 유명한 산부인과 의사인 그는 수많은 실험과 해부 경험을 통해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그 병원에서는 사산율이 다른 병원에 비해 훨씬 높았다. 그 원인을 밝히고자 의사는 사산된 시체와 함께 밤을 세워가면서도 연구를 계속했다. 그러나 좀처럼 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고 사산율은 오히려 더 높아지기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의사는 학회에 참석하게 되어 오랜 기간 병원을 비우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가 병원을 비우는 동안은 사산율이 다른 병원 수준으로 뚝 떨어져버린 것이다.

 

그 의사는 사태 전반을 다른 시각에서 점검하기 시작했고 그의 추측은 맞았다. 결국 그 원인은 의사 자신에게 있었던 것이다. 의사는 자신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산된 시체를 해부하고 연구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의사의 몸에 붙은 세균이 산모에게 영향을 준 것이었다. 결국 원인은 의사 자신에게 있었는데 외부에서 찾으려고 한 노력이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켰던 것이다.  <상자밖에 있는 사람들> 책에 나오는 리더의 자기기만에 관한 내용이다. 문제의 원인이 자신에게 있는데 밖에서만 찾을 때 생기는 슬픈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부끄럽지만 필자의 얘기를 나눈다. 결혼하고 2년이 지나도록 아기가 안 생겼다. 나름 열심히 씨를 뿌렸는데 임신이 안돼서 아내에게 불임검사를 받아보자고 했다. 친구도 결혼 8년차가 되도록 아기가 안 생겨서 병원에 가서 검사를 했더니 의사가 ‘스트레스 받지 말고 운동을 자주 하라’는 처방을 받았다고 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해도 도움이 될 것 같아 검사를 받고 싶었다. 하지만 아내가 겁을 내서 바로 가지는 못했다. 더 시간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자 다시 한번 얘기를 해서 같이 검사를 받으러 가게 됐다.

 

아내가 문제일거라 생각한 것은 아니고 검사나 한번 받아보자는 생각이었다. 대신 내가 문제일거란 생각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군대도 현역으로 다녀왔고, 헌혈도 꾸준히 해서 지금까지 114번 헌혈을 했는데 헌혈결과표를 보면 간단한 건강상태 진단이 되기 때문에 내가 문제일거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런데 불임검사 결과 아내가 아닌 필자가 문제의 원인제공자임을 알게 되었다. 그 때 충격은 망치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 아니 내가 문제라니…

 

하지만 그 사건은 큰 깨우침처럼 다가왔고 그 뒤로 문제해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떤 일이 생길 때 이전에는 문제와 나를 분리해서 항상 누구의 잘못인가? 무엇을 고쳐야 하는가? 하는 관점에서 바라보았다. 문제 상황과 나를 분리해서 보니 문제해결이 잘 안되었다. 그 일을 겪고 나서는 ‘이 일에서 나의 1/N의 책임은 무엇인가?’ 생각해본다. 그렇게 생각하면 문제에서 내가 원인을 제공한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해결책도 이전보다 쉽게 찾았음은 물론이다.

 

사장은 직원들의 문제점이 잘 보인다. 직원들이 바뀌면 회사가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임원들과 직원들은 우리 회사는 사장님만 바뀌면 된다고 말한다. 과연 누구 말이 옳고 누구의 말이 틀린 것일까? 문제와 자신을 분리해서 보면 남의 문제만 보이고, 그 상황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면 해결책이 보인다. 평범한 리더는 문제 상황에서 창문을 먼저 보고, 탁월한 리더는 거울을 먼저 본다. 창문을 보면 남의 문제가 보이고, 거울을 보면 자신의 문제가 보인다.

 

리더로서 구성원에게 둘이 있는 상황에서 한 가지만 요청해보자. ‘내가 한 가지 고칠 것이 있다면 무엇인지 얘기해 달라’고. 처음에 그 질문을 들은 직원은 어색한 표정을 지으며 아무 말도 안 할 수도 있고, ‘특별히 없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래도 어색한 침묵을 견디면서 물어보자. ‘한 가지만 얘기해달라고.’ 아무 말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를 눈치채면 뭔가 한마디를 할 것이다. 그 말을 가슴에 잘 새기자. 평소에 듣기 어려운 진심이 담긴 말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운전할 때 운전자 바로 옆에 있지만 운전자는 보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있다. 자신의 사각지대를 알면 운전을 보다 여유 있게 안전하게 할 수 있다. 혼자서 문제해결이 안 될 때는 사람들 관계에서 거울 역할을 하면서 문제 해결을 도와줄 코치를 만나보자. 남들은 알지만 나는 모르는 나의 모습을 알 수 있게 되고, 본인이 원하는 모습으로 변화하면서 효과적으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도움을 얻게 된다. /김대형(소통과연결 코칭연구소 대표)

 

▲김대형 대표
▲김대형 대표

◆세상을 바꾸는 리더에게 힘(H.I.M.)을 주는 파트너 김대형 대표 약력

-소통과 연결 코칭연구소 대표(MBA)

-<에이플러스>저자

-MBTI 명강사, 리더십 전문코치

-프로코치(KPC) by 한국코치협회 

-M: mcoachi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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