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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 인권] ‘남녀 같은 방 써라?’ 여성 이주노동자 인권 사각지대
  • 최헌규 기자
  • 승인 2018.03.26 18:4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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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 현장에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성희롱·성폭력에 매우 취약한 환경에 노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같은 국적의 남성 노동자와 같은 나라 사람이라 괜찮다며 같은 방을 쓰라는 지시까지 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는 여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구제, 성차별 금지와 모성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권고를 결정했다. (사진=pixabay)

[SR(에스알)타임스 최헌규 기자] 노동 현장에서 여성 이주노동자들이 성희롱·성폭력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같은 국적의 남성 노동자와 같은 나라 사람이라 괜찮다며 같은 방을 쓰라는 지시까지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여성, 이주민, 노동자’로 복합적인 차별 피해를 겪고 있는 여성 이주노동자들의 인권 보호·증진을 위해 고용노동부와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성희롱·성폭력 예방과 구제, 성차별 금지와 모성보호를 위한 제도 개선 권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인권위가 지난 2016년 실시한 ‘제조업 분야 여성 이주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남녀 숙소의 공간이 분리되지 않거나 잠금 장치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는 등 주거 공간이 성희롱·성폭력이 발생하기 쉬운 취약한 환경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남성 1명과 여성 5명의 캄보디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에게 고용주가 방 두 개짜리 숙소를 제공하면서 방이 비좁다는 여성들에게 2명이 남성과 같은 방을 쓰라고 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 고용주는 항의하는 여성들에게 “같은 나라 사람인데 무슨 문제냐”며 대수롭지 않다는 식으로 발언했다.

직장 내 성희롱·성폭력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40%의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성희롱·성폭력 피해에 대해 소극적으로 ‘말로 대응하거나 그냥 참았다’고 답했다. 관련단체나 고용노동부에 신고하는 적극적인 대응방법은 8.9%에 불과했다.

근로기준법과 남녀고용평등법에서도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소외됐다. 인권위 실태조사에서 임신, 출산 및 육아와 관련된 기본권이 여성 이주노동자들에게 사실상 적용되지 못하는 사례들이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는 고용노동부장관에게는 △남녀 분리된 공간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지도·감독 강화 및 미비한 사업장의 이주노동자에게 사업장 변경 허가 △성희롱·성폭력 예방교육 실태 점검 및 다국어 교육자료 개발 △공공기관의 성희롱·성폭력 피해 이주여성 지원제도 강화 △피해자를 가해자로부터 분리하기 위해 사업장 변경 사유 확대 및 필요조치를 고용센터에서 주도적으로 시행 △성차별 금지와 모성보호 준수 실태 점검 및 위반한 사업주에 대한 의무교육 등 지도·감독 강화를 권고했다.

이와 함께 여성가족부장관에게는 이주여성의 폭력 피해를 전담하는 종합상담소를 조속한 시일 내에 설치하고, 관련 상담과 지원서비스의 연계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

최헌규 기자  donstopm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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