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놀이서도 정기검사 의무화 및 위생관리기준 마련해야

▲ 모래바닥 놀이터에서 대장균 등 세균들이 평균 이상 검출 되며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pixabay)
▲ 모래바닥 놀이터에서 대장균 등 세균들이 평균 이상 검출 되며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사진=pixabay)

[SR타임스 최헌규 기자] 최근 합성고무 바닥의 유해성이 제기되면서 어린이 놀이터 바닥을 모래로 조성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어린이들 정서발달에도 도움이 된다는 모래바닥 놀이터에서 대장균 등 세균들이 평균 이상 검출 되며 안전 문제가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대장균은 장 이외의 부위에 들어가면 방광염·신우염·복막염·패혈증 등을 일으키며 장 내에서도 전염성 설사를 유발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어린이들이 놀이터에서 무의식적으로 모래먼지를 섭취·흡입하는 양은 평균 40∼200mg 수준으로, 영유아의 경우 입에 넣는 습성으로 인해 유해물질에 대한 노출 위험은 더욱 커진다.

한국소비자원이 수도권 30개 아파트 어린이놀이터 모래를 시험 검사한 결과, 일부 놀이터에서 대장균이, 전체 놀이터에서 일반세균이 다량 검출 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원·학교 등의 놀이터 모래는 일부 지자체의 경우 위생 상태를 점검하고 있지만, 아파트 놀이터 모래는 관리가 되고 있지 않은 실정이다.

실례로, 서울시에서 직접 관리하는 공원 내 모래 놀이터는 공원 내 모래의 위생관리를 위해 소독 등 일상적 관리와 함께 연 2회 기생충(란) 검사 및 연 1회 중금속 검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2016년에 490개소 모두 적합 판정을 받은 바 있다.

충남 당진시의 경우 전체 어린이놀이터 301개소 중 모래 놀이터는 71개소(23.6%)로, 관내 공설 어린이놀이터는 2년에 1회 전문 업체를 통해 모래 및 매트 소독을 실시하고, 어린이집 놀이터는 하절기 3회·동절기 2회 소독을 실시하고 있다.

반면, 전국 아파트 내 모래 놀이터는 1만350개소에 달하지만 위생관리가 되지 않은 채 쓰레기, 담배꽁초, 반려동물·조류 배설물 등이 방치된 곳이 있어 비위생적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 30개 중 10개 아파트 놀이터 모래에서 대장균 검출

대장균은 10개 놀이터 모래(33.3%)에서 검출됐고, 일반세균은 조사대상 놀이터 모래 전체에서 평균 3.2x105CFU/g 수준으로 검출돼 어린이가 손으로 만지며 놀기에는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납(Pb)·비소(As)등 중금속은 조사대상 30개 놀이터 모래 전체에서, 카드뮴(Cd)은 9개 놀이터 모래에서 검출됐지만 해당 기준에는 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은(Hg)과 6가크롬(Cr6+), 기생충(란)은 모든 시료에서 검출되지 않았다.

(자료=한국소비자원)
(자료=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어린이놀이터에 설치되어 있는 시설은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라 설치검사 및 정기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모래의 경우 ‘환경보건법’에 따라 놀이터 신축·증축·수선 시에만 확인검사를 실시하고 있어 안전성 검증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이번 실태조사 결과 30개 놀이터 모래 전체에서 일반세균이 다량 검출됐고, 대장균도 10개 놀이터 모래에서 검출되는 문제가 나타나 어린이놀이터 모래 정기검사 의무화 등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어린이놀이터에 반려동물과 함께 출입하고 배설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개·고양이 회충, 대장균 등에 모래가 오염돼 어린이 건강을 위협할 수 있어 반려동물 보호자의 위생관리 노력도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어린이놀이터 모래 안전관리를 위해 관계 부처에 ▲모래 정기검사 의무화 및 위생관리기준(대장균 등) 마련 ▲어린이놀이터 환경관리를 위한 교육·홍보 강화 등을 요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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