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신숙희 기자] 과거 저소득층 자녀들의 '신분 상승 사다리' 역할을 했던 교육이 최근에는 빈곤 대물림을 낮추는 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히려 교육이 소득계층의 상향이동을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부의 대물림 수단으로 작용해 소득의 역동성을 저해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교육의 집중 지원을 받은 금수저들은 그만큼 고학력과 고소득을 획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소득계층이 더 고착화된다는 것. 

 
 

이진영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작년 하반기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논문 '자녀의 학력이 부자(父子)간 소득계층 대물림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논문에 따르면 학력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이 아버지 세대에 비해 자녀 세대에서 최대 70%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과거에 비해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이 축소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아버지의 소득계층을 상위 50%와 하위 50%로 구분한 뒤 자녀의 학력이 부자간 소득계층의 대물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결과, 상위 50% 표본에서는 자녀의 교육연수 1년 증가 시 부자간 고소득계층 대물림 확률이 최대 7.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하위 50% 표본에서는 자녀의 교육연수가 부자간 저소득계층 대물림 확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부연구위원은 "이러한 결과는 교육이 부(富)의 대물림 확률은 높이면서 빈곤의 대물림 확률을 낮추는 데에는 기여하지 못 해 결국 소득이동성을 떨어뜨리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교육의 계층이동 사다리 역할을 복원하기 위해 수행되어야 할 첫 번째 과제로 공교육의 정상화를 꼽았다.

이 부연구위원은 "교육을 통한 부모 부의 대물림은 대부분 자녀 사교육에 대한 투자의 형태로 이루어지므로 사교육에 대한 부모의 과도한 투자를 줄일 수 있는 개혁 방안이 우선적으로 마련되어야 교육이 소득이동성을 제고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한국노동패널조사 1-17차 자료에서 추출한 부자쌍(父子雙)을 이용해 학력이 소득에 미치는 영향을 세대별로 비교하고, 자녀의 학력이 부자간 소득계층 대물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함으로써 계층이동 사다리로서의 교육의 역할을 점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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