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강증진개발원, 국민인식조사…“그림 흡연경고 효과 높아”

▲담뱃갑에 심장 수술 사진이 붙어 있고 “심장질환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
▲담뱃갑에 심장 수술 사진이 붙어 있고 “심장질환의 원인 흡연!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한국건강증진개발원

[SR타임스 신숙희 기자] 우리나라 13세 이상 국민 10명 가운데 8명 정도가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의 크기가 포장면적의 50% 수준인 지금보다 더 커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고그림이 주는 효과가 높다는 평가를 받은 주제는 구강암, 후두암, 심장질환 순이었다.

최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이러한 내용을 포함한 '금연이슈리포트'를 발간했다. 

1986년부터 담뱃갑에 경고문구만을 표기하고 있던 우리나라는 2015년 5월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2016년 12월부터 담뱃갑에 경고그림을 표기하기 시작했다. 정책 시행 후 어느새 1년이 흐른 셈이다. 

개발원은 지난해 2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담뱃갑 흡연 경고그림의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 성인 및 청소년 1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담뱃갑 건강경고의 적절한 표기 면적에 대해 물은 결과, 현행기준보다 높은 포장면적의 80%가 적당하다는 의견은 성인 27.6%, 청소년 29.2%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행기준인 포장 면적의 50%가 적당하다고 응답은 성인 24.6%, 청소년 17.1%에 그쳤다.

▲담뱃갑 건강경고의 적절한 표기 면적 의견조사 결과ⓒ한국건강증진개발원
▲담뱃갑 건강경고의 적절한 표기 면적 의견조사 결과ⓒ한국건강증진개발원

금연이슈리포트는 "포장 면적의 80% 이상이 적절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절반을 넘는 것을 볼때(성인 57.7%, 청소년 59.7%), 국민들은 현재 담뱃갑 건강경고보다 더 큰 크기의 건강경고가 필요하다는 것에 동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우리나라 경고그림은 국민건강증진법상 담뱃갑 앞면과 뒷면 각각의 상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그 크기는 앞·뒷면의 30% 이상을 차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경고문구의 면적까지 포함할 경우는 주요 면적의 50% 이상을 차치해야 한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권고하는 최소수준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담뱃갑 건강경고 표기 규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우리나라 담뱃갑 건강경고 표기 규정 ⓒ한국건강증진개발원

FCTC 이행 가이드라인에서는 경고그림의 효과가 크기에 비례한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담뱃갑 주요 면적을 최대한 많이 차지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경고그림의 면적을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클수록 흡연으로 인한 건강피해가 더 잘 보이기 때문.

금연이슈리포트는 "담뱃갑에서 경고그림이 의무적으로 부착되어야 하는 면적이 커지는 만큼 담배회사가 화려한 디자인과 문구로 대중을 유혹할 수 있는 면적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경고그림의 면적이 확대되면 경고그림의 가독성을 높여 경고그림이 전달하고자 하는 담배 사용으로 인한 폐해에 대한 정보를 더 잘 전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개발원 인식조사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다. 담뱃갑 건강경고(경고그림 및 경고문구)가 주는 효과에 대한 점수 평가 결과(1차)에 따르면, 모두 경고문구만 표기되어 있는 종전의 담뱃갑보다 경고그림이 도입된 현재 담뱃갑의 효과가 더 높게 평가됐다.

▲ 담뱃갑 건강경고 효과에 대한 평가 결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 담뱃갑 건강경고 효과에 대한 평가 결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흡연의 건강 위험성을 알리는 데 기존의 경고문구는 2.41점의 효과가 있다고 평가된 반면, 경고그림이 도입된 현재 담뱃갑은 3.94점으로 평가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현재의 담뱃갑은 경고문구만 있는 경우보다 금연 또는 흡연량 감소에 더 도움이 되며, 비흡연자의 흡연 시작 자체를 방지하는 효과도 높다고 평가됐다.

경고그림 주제별 효과 평가 결과에서는 효과에 대한 인식이 주제별로 다소 차이를 보였다. 

비병변 주제에 비해 병변 주제가 보다 효과적으로 인식됐다. 총 10종의 경고그림 중에서 성인과 청소년 모두에서 후두암·구강암·심장질환 주제의 경고그림이 점수가 높았다.

반면 성인과 청소년이 공통적으로 비병변 주제 중 피부노화와 간접흡연 주제의 경고그림을 효과가 낮다고 응답했다. 성인은 성기능 장애, 청소년은 뇌졸중까지 낮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났다.

▲ 경고그림 주제별 효과 평가 결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 경고그림 주제별 효과 평가 결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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