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 우수 인도 여고생들이 강간범 피해 이류대학 선택?ⓒCNN방송화면 캡쳐
▲성적 우수 인도 여고생들이 강간범 피해 이류대학 선택?ⓒCNN방송화면 캡쳐

[SR타임스 조인숙 기자] 인도의 수도, 뉴델리의 똑똑한 여고생들이 일류대학이 아닌 이류대학을 선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성적이 우수한 여학생들이 상위 20%에 속하는 대학보다 하위 50%의 대학에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왜 그럴까? 미국 브라운 대학의 기리자 보르커 교수는 “강간범을 피하기 위해 이류대학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르커 교수의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여고생들이 대학을 선택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점은 ‘안전’이다. 학교의 질적 수준은 차선의 고려사항이라는 것. 이에 반해 남학생들은 대학 선택 시 안전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다시 말해 성적이 우수한 남성들은 일류대학을 찾지만 여성은 통학이 안전한 학교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성폭행과 성희롱은 ‘강간의 왕국’이라고 불리는 뉴델리에서 만연한 문제이다. 2012년 인도의 한 여성(23세)이 버스를 타고 가다가 6명의 남성에게 집단 성폭행을 당한 사건이 대서특필되면서 강간 범죄에 대한 시민들의 분노가 들불처럼 번졌다. 하지만 여전히 유사한 크고 작은 강간 사건이 대도시를 중심으로 늘고 있다.

성폭행이 여학생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그들이 어떻게 통학하는지 조사하는 것이다. 보르커는 집에서 학교까지 매일 통학하는 2700명의 델리의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학생은 지하철이나 오토릭샤보다 버스를 더 적게 이용하는 반면에 남학생들은 버스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Quartz와의 인터뷰에서 2015년에 대학을 졸업한 샤르마(24세)는 “버스를 타면 20분, 지하철을 타면 1시간이 넘게 소요”된다고 말했지만 버스가 아닌 지하철을 고집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두 배의 시간이 걸리더라도 버스는 피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2017년 여성의 세계 노동 참여율이 남성 비율보다 26.7% 낮고, 인도처럼 신흥 국가의 경우에는 성별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르커 교수는 일류대학에서 질 높은 교육을 받아야 하는 많은 여성들이 강간범들 때문에 교육뿐 아니라 경제적 피해를 입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제니퍼 교수는 보르커의 연구결과가 흥미롭지만 세심한 주의를 요한다고 지적했다. 그녀의 연구결과에는 ‘대학 선택’과 ‘안전한 통학’ 간의 상관관계는 존재하지만 인과관계는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인도의 똑똑한 여성이 일류대학을 선택하지 않는 이유가 통학의 안전성 때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르커의 연구는 성희롱 및 성폭행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제시한 최초의 연구라고 찬사를 보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