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최헌규 기자] 최근 전 세계적으로 번데기, 메뚜기, 장수풍뎅이유층 등 식용곤충이 미래식량으로 각광받고 있는 가운데 섭취경험자 중 1/4이상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주의가 요망된다.
2015년 60억원이었던 식용곤충의 국내 시장규모도 2020년 1014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16년 4월 곤충산업규모를 2020년까지 5000억원까지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운 바 있다.
이에 한국소비자원은 소비자문제를 사전에 예방하고자 9월 4일부터 11일까지 시중에 유통 중인 식용곤충식품 섭취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100개 제품에 대해서는 표시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 식용곤충식품 위해 경험자 중 1/4이상이 알레르기 반응 경험
식용곤충식품 섭취경험자 500명을 대상으로 섭취 후 위해 발생여부를 조사한 결과, 9.2%(46명)가 위해사고를 경험한 것으로 응답했다. 이중 피부발진, 호흡곤란 등의 알레르기 증상이 26.1%(12명)를 차지해, 해당 식품의 안전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피해는 지난 4년간(2013~2016년) 한국소비자원의 소비자위해감시시스템(CISS)상으로도 확인된다.
A씨(여, 50대)의 경우 2015년 4월 번데기를 먹은 후 온몸이 가렵고 피부에 발진이 생기는 증상이 생겨 병원 치료를 받아야 했다. B씨(여, 40대) 역시 2016년 8월 번데기를 먹은 후 전신 알레르기 및 호흡곤란 증상이 발생해 한바탕 곤혹을 치렀다. 10대인 C군은 작년 10월 통조림 번데기를 먹고 가려움과 호흡 곤란이 생겨 부모들의 애를 태우기도 했다.
식용곤충식품 중 대표적 식품인 누에번데기 관련 위해 건수는 총 156건으로 매년 평균 30~40건의 위해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위해증상으로는 ‘피부발진 등 알레르기’가 76.9%(120건)으로 가장 많았고, 복통 등 식중독으로 인한 ‘소화기 계통 손상·통증’도 9.0%(14건)가 경험했다.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한 소비자 12명을 대상으로 식용곤충별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확인한 결과, 과거부터 식용으로 섭취해 온 누에번데기와 메뚜기는 물론, 최근 2~3년 내 식용곤충으로 인정 된 쌍별귀뚜라미, 백강잠, 갈색거저리유충까지 섭취 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났다. 이에 따라 소비자원은 식용곤충식품의 알레르기 표시가 필요한 것으로 파악했다.
▶ 필요한 표시정보로 알레르기 표시 최우선으로 꼽아
설문 응답자들이 답변한 식용곤충식품을 구매 또는 섭취하는데 중요하게 생각하는 항목으로는 안전성 67.0%(335명), 품질 13.0%(65명) 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한 표시정보로는 알레르기 표시 29.0%(145명), 원산지 표시 28.8%(144명), 안전인증 표시 12.8%(64명) 등을 꼽았다.
온라인에서 판매하고 있는 식용곤충식품 100개를 대상으로 표시여부를 조사한 결과, 75% 제품에 알레르기 표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레르기 표시가 있는 제품(25%)도 관련 내용을 사업자 임의로 표시하고 있었다.
외국의 경우 미국과 EU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 식품의 경우 통칭명(견과류, 어류, 갑각류,
연체류 등)으로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식품 등의 표시기준’의 알레르기 표시 대상에 ‘식용곤충류’를 추가할 것을 관계 기관에 건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