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상복구는 했지만 국가대사 올림픽 경기 안정적 송출 위협...경찰 수사

▲ SK텔레콤이 KT가 구축한 올림픽 통신망을 훼손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이 올림픽방송통신망(회색)을 파손하고, 자사 케이블(빨강)을 설치한 모습 (사진=KT)
▲ SK텔레콤이 KT가 구축한 올림픽 통신망을 훼손했다는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SK텔레콤이 올림픽방송통신망(회색)을 파손하고, 자사 케이블(빨강)을 설치한 모습 (사진=KT)

[SR타임스 최헌규 기자] 내년 평창 동계올림픽 경기의 안정적인 송출을 담당할 통신 시설이 훼손되는 아찔한 사건이 발생했다. 다행이 미리 파악 돼 훼손된 시설은 원상복구 됐다.

SK텔레콤이 평창올림픽 주관통신사인 KT가 설치해 둔 통신시설을 무단으로 훼손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협력사 직원 4명이 9월과 10월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에 KT가 구축한 통신관로의 내관 3개를 훼손하고 무단으로 SK텔레콤의 광케이블을 설치한 혐의(업무방해·재물손괴 등)로 수사를 받고 있다.

이들은 평창군 대관령면 내 올림픽 통신시설을 위해 KT가 설치한 통신관로 중 메인 프레스센터(MPC), 국제방송센터(IBC), 스키점프대, 슬라이딩 센터 인근의 관로 내관 3개를 절단하고 자사의 광케이블 총 6km를 설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관로는 KT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올림픽주관방송사인 OBS와 총 333km의 통신망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2015년 9월부터 올해 8월까지 설치한 것이다.

여기 설치되는 광케이블은 올림픽이 진행되는 경기장 12곳과 비경기장 5곳의 경기 영상을 국제방송센터까지 전달하고 대회 업무망, 시설망 등 통신을 이용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KT는 대회 기간에 이 시설을 올림픽조직위원회에 제공한다. KT는 통신관로를 구축하는 데만 수백억원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광케이블은 외부 충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일단 외관을 설치하고 이 안에 삽입되는 4∼5개의 내관에 광케이블을 각 1개씩 넣는 방식으로 설치된다.

해당 관로에 광케이블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올림픽조직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하지만, SK텔레콤은 올림픽조직위나 KT와 협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올림픽조직위원회와 협의를 거쳤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조직위에서는 협의한 적도 없었고 관로 사용은 애초부터 협의 대상이 될 수도 없는 사안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수사는 KT가 10월 말 광케이블 포설 작업 중 SK텔레콤의 광케이블 무단 설치 사실을 발견하고 지난달 이들을 업무방해와 재물손괴 혐의로 춘천지검 영월지청에 고소하면서 시작됐다.

강원 평창경찰서는 검찰로부터 사건을 넘겨받아 이날 KT 관계자들을 상대로 피해자 조사를 벌이고 차후 SK텔레콤 관계자를 대상으로 수사를 이어나갈 방침이다.

올림픽조직위원회 관계자는 “이들의 무단 포설을 KT가 알아채지 못했더라면 전 세계 실시간으로 방송되는 올림픽 경기의 안정적인 송출이 크게 위협받을 수 있었다”며 SK텔레콤과 협력사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어 “조직위는 SK텔레콤의 무단 포설을 알고 나서 올림픽 방송 중계망 구축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SK텔레콤에 빠른 철거를 요구했지만 SK텔레콤은 차일피일 미뤄왔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언론보도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4일 오후에야 원상복구를 마쳤다.

한편 KT는 이날 입장자료를 내고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매우 유감"이라며 "KT는 철저한 준비를 통해 성공적인 2018 평창동계올림픽을 이끌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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