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사령관 부인은 청소, 빨래, 쓰레기줍기에 발톱-각질 청소까지 시켜 노예부리듯
'갑질'의 사전적 의미는 갑을관계에서의 ‘갑’에 어떠한 행동을 뜻하는 접미사인 ‘질’을 붙여 만든 말로, 권력의 우위에 있는 갑이 약자인 을에게 하는 부당 행위를 일컫는 개념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가맹점주에게 통행세 등 온갖 것을 떠넘기는 프랜차이즈 업체 대표, 운전기사를 노예처럼 부리는 회장님에 이어 군대 사병을 몸종이나 머슴처럼 부린 군 지휘관 부부까지 등장했다.
지난 한 달 사이 우리 사회에 '갑질' 횡포가 도를 넘어섰다.
군 인권센터 임태훈 소장이 추가 폭로한 육군 제2작전사령부 사령관 박찬주 대장 부부의 갑질은 '끝이 없는 한편의 막장드라마'로 충격적이다.
공관병과 조리병은 120평에 이르는 공관을 관리하면서 조리, 빨래, 다림질, 텃밭 가꾸기, 옷 관리, 화장실 청소 등의 잡무를 담당하는데, 공관병은 장병 표준일과와 전혀 상관없이 근무했다. 사령관이 새벽기도를 가는 새벽 6시부터 잠자리에 드는 저녁 10시까지 대기한 후 근무를 종료하는 등 과로가 일상화 되어있었다니 몸종이나 다름 없었다.
특히 박 사령관의 부인은 공관병을 노예 부리듯이 부렸다고 한다. 본인이 직접 할 수 있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모두 공관병을 일일이 불러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관병에게 청소, 조리, 빨래 뿐만 아니라 공관 안방 블라인드 치기, 거실에 떨어져있는 쓰레기 줍기에서부터 쇼파와 바닥에 발톱과 각질이 떨어져있는 것 까지 청소를 하라고 지시했다고 하니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심지어 청소 후 쇼파 손잡이 부분에 약간의 각질이 남아있는 것을 보고 박 사령관의 부인은 “청소가 제대로 되는 것이 하나도 없다. 사수(전역자)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며 공관병을 질책하기까지 했다고 한다.
더욱 엽기적인 횡포는 공관병에게 상시 전자팔찌를 차고 다니도록 했다는 것이다.
박 사령관 부부가 아무 때나 호출벨을 누르면 전자팔찌에 신호가 왔고, 공관병은 부리나케 뛰어가 물 떠오기 등의 온갖 잡시중을 들었다. 범죄자도 아닌 병역의무를 다하는 공관병에게 전자팔찌까지 채웠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뿐만 아니라 박 사령관의 부인은 일요일이 되면 공관병, 조리병 등을 무조건 교회에 데려가 예배에 참석시켰다. 근무 병사 중에는 불교 신자도 있었으나 별 수 없이 교회를 따라가야 하는 등 공관 근무 병사의 종교의 자유까지 침해했다.
부인은 또 “공관에 너희들끼리 남아있으면 뭐하냐. 혹 핸드폰을 숨겨둔 것은 아니냐? 몰래 인터넷을 하는 것은 아닌지?”라며 교회로 데려갔다고 한다.
박 사령관은 지난 1일 갑질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자 전역지원서를 냈다지만 형사처벌을 피하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많은 만큼 철저한 감사와 그에 따른 책임은 반드시 물어야 한다.
특히 박 사령관에게 부여된 권한을 그의 부인이 남용한 것은 박 사령관의 사실상 암묵적 동의와 묵인하였기에 공모공동정범의 죄도 피할수 없을 것으로 보는 것이 다수의 군 법무관출신 변호사들의 견해다.
송영무 국방장관도 본인 공관의 근무병사를 모두 철수시키며 공관병제도의 대체방안을 지시하고 가사도우미가 필요하다면 사비로 고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한 만큼 이제 공관병 제도는 폐지된 셈이나 마찬가지다.
우리의 젊은이들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명예롭게 수행할 수 있도록 낡아빠진 군대 문화의 적폐를 말끔히 청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