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타임스 조인숙기자] 서울지하철 역의 미세먼지는 항상 ‘나쁨’이다. 국립암센터와 동남보건대 연구진이 최근 한국환경보건학회지 최신호에 게재한 ‘지하철역사의 호선별 미세먼지(PM10) 노출특성에 대한 평가’이다.

굳이 이런 보고서가 아니더라도 서울 시민들은 하루 평균 700만명이 이용하는 지하철에 미세먼지가 많다는 것을 짐작한다. 건설시기와 역사별 이용 승객수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승강장에 서 있으면 목이 따갑고 숨 쉬는 것이 편하지 않을 때가 많다. 먼저 서울 지하철역사의 미세먼지 농도는 미세 먼지 예보 기준으로 항상 '나쁨' 수준이었다.

연구진이 측정한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외부의 2.3배에 달하는 90㎍/㎥. 미세먼지 농도는 0~30㎍/m³은 좋음, 31~80㎍/m³은 보통', 81~150㎍/m³은 나쁨', 151㎍/㎥ 초과는 매우 나쁨으로 구분한다.

측정기간이 4년 전(2013년 5월~ 9월) 사이이고, 장소도 서울 지하철 1~4호선 100개 역사여서 지금은 이보다 더 낮을 수는 있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 서울메트로 의 최근 3년간(2014~2016년) 1~9호선의 미세먼지 현황을 살펴보면 조금 줄어들기는 했지만 별 차이가 없었다.

2014년 1~8호선 254곳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84.63㎍/m³, 2015년과 2016년 1~9호선 278곳 역시 각각 83.98㎍/m³, 81.2㎍/m³ 으로 역시 매년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m³당 30μg 이하인 ‘좋음’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연평균 농도가 '보통'(m³당 80μg 이하) 수준인 곳도 전체 810개 중 310곳에 불과했다.

반면 심하게 공기 질이 나빠 승객들이 숨쉬기 어려웠다는 역도 2014년 254곳 중 166곳, 2015년 278곳 중 176곳, 2016년 278곳 중 142곳이나 됐다. 가장 심각한 역은 1호선 신설동으로 129.7㎍/m³를 기록했다. 5호선 영등포구청(119.1㎍/m³), 6호선 공덕(116.2㎍/m³) 등도 높았다.

호선별 추세를 보면 5·6호선은 증가세, 7호선은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월곡(6호선)·올림픽공원(5호선)·약수(6호선)·신논현(9호선)·공덕(6호선)은 지난해 미세먼지 농도가 2014년 대비 최대 80% 가량 증가했다. 2014년 가장 공기가 깨끗한 역인 올림픽공원도 지난해에는 84.6㎍/m³를 기록해 77%나 증가했다.

연구진은 지하철이 정차해 출입문이 열릴 때 열차가 일으킨 바람에 의해 지하터널이나 선로 내부로부터 미세먼지가 올라와 승강장의 농도가 높아진다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출분리 공기를 교환해주고 환기시스템을 마련해야 미세먼지 농도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지하철 전동차 안도 공기가 나쁘기로는 비슷하다. 서울환경운동연합에 따르면 지난해 5~8호선 전동차 안 미세먼지의 평균 농도는 121㎍/m³로 지상의 2.5배에 달했다. 노선별로는 5호선이 142.2㎍/m³으로 가장 높았고, 6호선(124.4㎍/m³), 8호선(115.6㎍/m³), 7호선(101.7㎍/m³)순이었다. 이러니 이보다 먼저 건설되어 공기정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열악한 서울메트로의 1~4호선 차량 미세먼지는 말해 무엇하랴.

기준이 너무 느슨한 것도 문제다. 우리나나라 지하철 역의 미세먼지 관리 기준은 150㎍/m³이하. 미국 LA의 지하철의 50㎍/m³(2010년 기준)의 3배 수준이다. 환경부는 모든 지하철 역의 미세먼지를 올해 말까지 70㎍/m³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하지만 지난해 70㎍/m³이하를 유지한 역은 60곳(2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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