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로자들이 권리보호를 위해 단결해서 만든 것이 노동조합이다. 일종의 이익집단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자신들의 이익에 반하는 ‘양보’를 바라기는 힘들다.

문제는 그 이익이란 것이다. 어느 선에서 그것이 가장 좋으냐이다. 무작정 많이 받고 적게 일한다고 이익은 아니다. 회사가 있어야 노조도 있고, 열심히 일해야 수익도 늘어나고 경제가 성장해야 그것을 나눠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만이 아니다. 사회와 관계도 중요하다. 청년들이 일자리 없어 절망에 허덕이고, 비정규직이 열악한 처우로 신음하고 있는데 정규직 노조원이라고 제 배만 불리다가는 외톨이가 되기 십상이다. 아무리 막강한 힘을 가진 노조라도 국민들의 호응이 싸늘하면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다. 소위 ‘귀족노조’라고 욕을 먹는 일부 대기업 노조를 봐도 알 수 있다.

“이제는 노사가 조금씩 양보하고 배려해야 노동존중 사회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용섭 일자리위원회 부위원장이 20일 한국노총 대표단과의 일자리 정책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그러면서 “다행스럽게도 노사가 조금씩 배려하는 상생의 바람이 불고 있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사측에서는 롯데그룹과 신세계백화점,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에서 신규채용을 늘리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약속한 것, 노측에서는 양대노총(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공공부문의 성과급을 전액을 환수해 청년일자리 늘리기와 비정규직 처우개선에 쓰겠다고 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노조도 사회구성원의 하나이다. 당연히 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다. 같은 노동자, 노동자가 되고 싶어도 되지 못하는 실업자들을 배려하고 도와야 한다. 애초 노조의 목적도 그것이었다. 지금이야말로 어느 때보다 그 책임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노조가 먼저 양보하면, 역시 비슷한 사회적 책무를 가진 기업도 양보할 수밖에 없다. 기업이 노조 핑계를 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먼저 고통을 분담하겠다고 하면 국민들은 박수를 보낼 것이다.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노조에게 이익이기도 하다. 단 조건이 있다. 고통분담과 양보가 얄팍한 계산이 아닌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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