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춘추전국시대 법가사상을 집대성한 한비자는 변화와 개혁주의자였다. 후에 천하를 통일한 진시황은 그의 변법론을 바탕으로 낡은 관습과 부조리를 일소하고 새로운 국가를 건설했다.

한비자는 나라가 망할 징조(망징)을 47가지나 열거하며 막기 위해서는 강력하고 올바른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하며, 이는 군주라 하더라도 지켜야한다고 강조했다. 김수남 검찰총장이 물러나면서 언급한 ‘법은 신분이 귀한 사람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는‘법불아귀(法不阿貴)’도 한비자의 말이다.

개혁은 혁명이 아니다. 지금의 모든 것을 때려 부수고 전부 갈아치우자는 것이 아니라, ‘확 뜯어고치고 바로 잡아’서 보다 나은 사회, 백성의 삶, 국가를 만들자는 것이다. 마치 굽어있는 뼈를 펴는 아픔과 희생과 결단이 수반된다.

개혁의 성공 첫 번째 조건은 개혁을 하려는 자의 확고한 의지와 올곧고 사심 없는 마음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개혁은 성공할 수 없다. 누구보다 개혁의 대상이 중요하다. 스스로 시대변화, 국민의 요구, 미래를 내다보고 기꺼이 동참해야 한다. 마지못해 따라가거나 ‘하는 척’으로는 개혁은 언제든 상황이 달라지면 제자리로 돌아와 버린다.

문재인 새 정부가 들어서자마자 ‘개혁’의 나팔을 소리 높여 울리고 있다. 가장 먼저 재벌과 검찰을 그 대상으로 잡고 과감한 인사부터 시작했다. 두 번째 단계는 쌓인 적폐를 말끔히 쓸어내고, 다시는 그것이 자리잡지 못하게 제도를 개혁하는 일이다. 개혁은 너무 강해도, 너무 약해도 안 된다. 그래서 혁명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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