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볼빙 연체 시, 신용점수 악화”
- 지난해 말 기준 7개 카드사 ‘리볼빙’ 이월잔액 ‘7.2조’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카드사 리볼빙 이월잔액이 1년 새 1조2,000억원 가까이 폭증했다. 리볼빙은 카드대금의 일정 비율만 먼저 내고 나머지는 다음달로 넘겨 나중에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연체를 피할 수 있는 대신 연 16% 안팎의 고금리가 적용돼 갈수록 원리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구조다.
일부에서는 리볼빙이 사실상 ‘카드값 미루기’에 이용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리볼빙은 결제 능력이 부족한 사람들이 이월을 반복한다는 점에서 카드사 부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2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카드사의 리볼빙 이월잔액은 7조2,621억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 6조823억원보다 19.4%(1조1,798억원)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 상반기 4,645억원 증가한 데 반해 기준금리 인상세가 가팔라진 하반기에는 7,153억원 불어났다.
리볼빙이 늘어난 건 크게 두 가지 이유다. 우선 카드사들이 무이자 할부를 대폭 축소해 ‘분할결제’ 수요가 리볼빙으로 넘어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리볼빙은 일시상환 부담이 적고 자금 유동성을 용이하게 한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리볼빙 서비스를 활용할 경우 차주가 감당하기 어려워질 정도로 결제대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가능성도 있다. 잘못하면 신용점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또 지난해부터 카드론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대상에 포함되면서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들이 카드론 대신 리볼빙을 이용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이란 분석도 있다. 리볼빙이 해당 규제에 포함되지 않으니 대출 대신 결제시기를 늦추는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문제는 리볼빙 수수료와 연체다. 리볼빙을 이용할 경우 이월되는 금액에 수수료가 붙는다.리볼빙 수수료는 카드론(장기카드대출) 금리보다 연 3%포인트 가량 높다. 리볼빙을 연체할 시엔 20%에 달하는 연체이자율을 또 지불해야 하고, 신용점수 악화·카드 한도 축소 등이 이뤄질 수도 있다.
실제 지난해 11월 말 기준 카드사들의 결제성 리볼빙 평균 수수료 금리는 14.32~18.40%에 달했다. 카드사별로 살펴 보면 11월말 기준 하나카드(14.32%)가 가장 낮았고 이어 ▲삼성카드(15.38%) ▲신한카드(16.75%) ▲현대카드(17.24%) ▲KB국민카드(17.70%) ▲롯데카드(17.82%) ▲우리카드(18.40%) 순으로 나타났다. 법정 최고금리(연 20%)에 바짝 다가선 상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리볼빙은 상대적으로 저신용자와 다중채무자 이용 비중이 높기 때문에 잔액이 증가하는 것을 부실 위험이 높아지는 징후”라며 “카드사 자체적으로 리볼빙에 대한 불완전판매를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리볼빙 마케팅을 자제하거나 관련 충당금 적립을 통해 건전성을 강화하는 방안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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