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출산율 높이려면 직장-가정 역할 조화 이룰 수 있게 지원"

▲ 노동시장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 노동시장이 출산에 미치는 영향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SR타임스 권상희 기자] 장시간 일하는 여성이 아이를 낳을 확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월 소득 150만원 미만이나 450만원 이상인 기혼 여성은 그 중간의 소득을 지닌 경우보다 아이를 가질 확률이 낮았다.

15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결혼·출산 행태 변화와 저출산 대책의 패러다임 전환'보고서에 따르면, 가임기 기혼 여성의 첫 아이 출산 결정에는 근로시간과 소득수준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노동패널 기반 조사로 2009~2014년 당시 기혼이면서 출산 경험이 없었던 20~45세 취업 여성 380명의 사례를 분석한 결과 근로시간이 길수록 출산 확률이 낮았다.

근로시간이 40~60시간인 여성과 60시간 이상인 여성의 첫째아 출산 확률은 법정 근로시간에 가까운 35~40시간을 일하는 여성보다 각각 3.7%, 16.2% 낮았다.

이는 장시간 일하는 근로 문화가 여성의 출산을 방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여성의 월평균 소득과 출산 관계는 '역 U자' 형태로 나타났다.

월 소득 150만원을 기준으로 소득이 높아지면 한동안 출산 확률도 함께 올라갔으나, 450만원을 넘어서면 확률이 오히려 감소했다.

책임연구자인 이삼식 선임연구원은 "출산율을 높이려면 직장 역할과 가정 역할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하는 여성을 둘러싼 환경 가운데 가구 소득 수준은 출산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으나, 가구 부채는 영향이 컸다.

빚이 1억원 이하인 여성은 빚이 없거나 빚이 1억~3억원인 여성보다 출산 확률이 낮았다.

연구자들은 이에 대해 "1억원 미만의 빚은 주택 구입과 같은 자산형성을 위한 부채가 아니라 생계비나 잔여 학자금 대출일 가능성이 크고, 이런 경제 상황이 출산 선택을 제약한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배우자 소득도 출산 확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우자 소득이 150만원 미만인 여성보다 그 이상인 여성의 출산 확률이 높았다.

또 취업 여성과 비취업 여성(표본 318명)을 비교한 결과, 비취업 여성의 출산 확률이 5.2% 더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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