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엔씨소프트

- 1000억 투자한 'TL' 통해 해외시장 확대와 수익 다각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SRT(에스알타임스) 이승규 기자] 엔씨는 올해 상반기 출시되는 '쓰론 앤 리버티(TL)'를 통해 해외시장 확대와 수익 다각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이다. 다만, TL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만 디아블로와의 경쟁·비즈니스 모델(BM)의 문제로 흥행에 대한 우려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22일 "세계 최대 게임시장인 북미와 유럽에서 콘솔 게임이 강세인 만큼 국내 게임사들이 그쪽으로 진출하기 위해 콘솔 게임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는 이에 발맞춰 TL을 통해 콘솔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TL은 엔씨가 1,000억원 이상 투자해 개발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동일한 지역 안에서 날씨가 바뀌며 지형이 변하고 바람의 방향에 따라 전투 흐름이 바뀐다.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몬스터가 등장하기도 하는 등 기존 MMORPG와 차별화를 꾀했다는 것이 엔씨의 설명이다. 엔씨는 TL에 대해 차세대 MMORPG라고 소개했다.  

지난해 12월 27일 공개된 TL 디렉터스 프리뷰에서 김택진 엔씨 대표는 "모두를 위한 플레이, Play for All이라는 슬로건 아래 국가와 세대를 초월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 관계자는 "자사는 글로벌 공략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데 이를 위해 플랫폼과 장르 다양화를 시도중"이라며 "원래는 MMORPG에 강세가 있던 기업이지만 플랫폼과 장르 다양화를 통해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엔씨는 올해 1분기 기존 게임들의 실적이 하향 안정화에 접어들며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다. 게임사들의 실적은 출시된 신작 게임의 성공 여부에 크게 좌우 될 수 밖에 없는데 엔씨는 지난해 신작 출시가 없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엔씨소프트는 1분기 블레이드앤소울2 대만 출시 외 신작 부재로 부진한 실적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엔씨에게 TL의 성공여부는 실적을 개선할 수 있는 키포인트로 수익 다각화를 위해서도 TL의 성공여부가 중요하다. 엔씨의 매출(지난해 3분기) 중 74%가 모바일게임(리니지M·리니지2M·리니지W)에서 나오는 상황인데 TL이 성공한다면 북미·유럽 진출과 수익 다각화도 이룰 수 있다. 

업계에서는 TL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놨다. 특히 콘솔 시장은 다른 플랫폼들과 달리 게임성이 부각되는 시장인데 게임 개발에 오랜 시간을 들인 후 1년에 한 두 개 정도만 출시하는 엔씨가 콘솔 시장과 잘 맞을 것이라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교수(게임학부)는 "콘솔 게임은 다작이 크게 의미가 없다"며 "엔씨가 자금력이 있는 회사인 만큼 TL이 잘 된다면 후속편을 확장시키기 용이하다"고 말했다.

다만, TL 출시 시기가 블리자드의 디아블로4와 비슷하다는 것이 우려된다. 세계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RPG 중 하나인 디아블로는 오는 6월 6일 출시될 예정으로, TL과 시장 점유율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업계는 TL이 디아블로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방법으로 '콘크리트 팬 공략'과 '선택과 집중'을 꼽았다. 기존 엔씨의 팬층을 사로잡는 동시에 게임의 방향성이 다른 점을 이용해 특정 계층을 사로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엔씨는 유저들의 충성도가 높은 만큼 콘크리트 지지층이 어느 정도 실적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도 "디아블로는 전통적인 다크 액선 RPG 장르인 반면, TL은 협동 플레이가 중시되는 판타지풍의 MMORPG"이라며 "타겟팅이 다른 만큼 선택과 집중을 통해 특정 유저들을 잘 공략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엔씨는 TL 이후 플랫폼 다각화에 집중한다. PC·콘솔 기반 루트슈터 게임, 인터랙티브 무비 장르 게임, 퍼즐게임 등 라인업을 다채롭게 꾸민다. 이를 위해 지난해 엔씽 프로젝트를 통해 ▲M ▲TL ▲BSS ▲프로젝트R ▲LLL ▲PUZZUP ▲프로젝트G를 공개하기도 했다. 올해에는 블레이드앤소울S(수집형RPG), 프로젝트R(난투형대전액션) 등 다양한 장르·플랫폼의 게임이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BM(business model)에 대한 우려는 계속되고 있다. 엔씨의 게임들은 확률형아이템을 통한 '거금'을 사용해야지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아왔다. 지난해 엔씨는 글로벌 보편성에 맞게 BM 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지만 매출 대부분이 확률형아이템에서 파생되는 만큼 선뜻 바꾸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엔씨가 BM 구조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이용자들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가 힘들 것 같다고 지적한다. 이와 관련 올해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전망인데 TL의 BM 구조가 기존작과 비슷한다면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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