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산천 고속열차. ⓒ코레일
▲KTX산천 고속열차. ⓒ코레일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타신지석(他山之石)’.

우리 생활 속에서 자주 등장하는 사자성어다. 어원은 시경(詩經) 소아편 학명(鶴鳴)에서 시작됐다.

다른 이의 하찮은 언행이나 자신과 상관없는 것이라도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이후 어떤 사건이나 사례를 자신에게 도움이 되게끔 교훈으로 삼자는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계묘년 벽두부터 ‘타산지석’의 고사성어가 장안의 화두로 들떠 있는 곳 세종시다. 시민들 여론의 장(場)인 신년기자회견, 그것도 팽팽한 긴장감에서 나온 시장의 발언이어서 울림이 커지고 있다.

지난 9일 최민호 세종시장은 “공직자는 말을 신중히 해야 한다. 타산지석으로 삼았다“는 즉답으로 자신의 속내를 내비쳤다. 최 시장은 이날 시청 출입언론인 신년교례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김영환 충북지사의 발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대한 답변에서 ‘타산지석’으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면 김 지사의 발언이 무엇인지 객관적인 판단이 중요하다.

김 지사가 지난 6일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요약하면, 세종시가 충청 밉상이 돼가고 있다. 충청권의 단결을 세종시가 해치고 있다는 내용이다.

"세종시는 본래의 목적에서 이탈하여 하마처럼 공룡이 되어 무한확장하면서 충청권의 인구를 깎아먹고 있다 ‘세종시가 충청권 밉상’"이라고 썼다.

이는 세종시 KTX역 신설과 관련해 반대입장을 밝힌 대목이다. ”교량과 터널 사이에 기술적으로 설치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김 지사의 이 같은 막말은 세종시민들 분노의 기류를 형성하기에 충분했다. 더구나 같은 당 소속의 단체장으로 ‘못할 말’을 서슴지 않았다는 뭇매를 맞고 있다.

이날 최 시장은 KTX 세종역 신설의 당위성 등 확실한 팩트로 설명했다.

최 시장은 "(세종역 신설)여건이 변화됐다. 주민들 편익이 우선돼야 하기 때문에 주장하는 것"이라며 "여건 변화가 안 됐고, 경제적 이익이 없으면 뭐하러 제가 주장하겠냐"며 설명을 이어갔다.

"경제적 타당성과 합리적 분석이 이뤄지고, 주민들 편익을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 진짜 행정수도 미래전략수도를 위해 끊임없이 밀고 나가겠다"고 분명한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 김 지사의 반대입장에 대한 논리를 짚어보면 좀 생뚱맞다는 생각이다. 논리적으로 맞지도 않을뿐더러 현실감각이 부족하다.

그는 ”세종시는 본래의 목적에서 이탈, 하마처럼 공룡이 되어 무한확장…충청권의 인구를 깎아 먹고, ‘세종시가 충청권 밉상’"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세종신도시(행복도시) 건설의 취지나 목적을 간과한 거로 볼 수밖에 없다. 세종시는 국가균형발전의 사명을 기조로 하고 있다. 국정운영의 최종 목표는 행정수도 완성이다.

‘하마와 공룡’의 무한확장‘ 의 존재가 아닌 행정수도로서의 완성이 국운(國運)이다. 세종시 인구 ’블랙홀‘은 수년 동안 진행돼 왔고, 인구증가는 신도시건설의 승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다.

최근 세종시는 대통령 제2집무실 및 국회 세종의사당 설립, 세계 U대회, 국제정원박람회 등 굵직한 국제규모의 행사를 성공리에 마쳐야 한다.

최근에는 세종시와 가까운 유성 인구도 늘어서 2년 전보다도 경제성이 높아졌다. 따라서 세계 U대회 및 국회의사당, 대통령 세종집무실이 들어서기 전까지 세종역을 설치하는 것은 국정운영의 최우선 과제다.

물론, KTX 세종역이 만들어지면 기존 오송역이 타격을 입는다는 김 지사의 주장도 일리는 있다. 하지만 명확한 근거와 논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말장난‘에 불과하다.

김 지사는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는 KTX로 50여 분, 오송역에 버스를 타고 행복도시 최소 30∼50분. 세종특별자치시와 ’행정수도‘에 KTX 전철역이 없다는 점을 대승적 차원에서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제 더는 세종역 전철 신설과 관련해 지역 간 다툼으로 지속 할 수 없다. 세월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김 지사는 최 시장이 밝힌 "세종 KTX 전철역 신설은 지역 간 분열 문제가 아니다"며 “타산지석”에 대해 곱씹을 기회가 있길 바란다.

부디 함께 번영의 길로 갈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정치도 행정도 ’타이밍‘이다.

▲충청권 서중권 총괄본부장
▲충청권 서중권 총괄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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