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화면 캡쳐. ⓒ SR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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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타임스 조인숙 기자] 중국관광객들의 추태가 끊이질 않고 있다. 때와 장소, 나라를 가리지 않는다. 양상도 다양하다. 공공장소에서의 무례한 행동은 다반사이고, 경제성장으로 구매력이 커지면서 쇼핑에서도 온갖 비상식적인 매너를 보이고 있다. 그 도가 지나쳐 성추행, 폭행, 강도 살인 등의 범죄로까지 이어지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중국 당국도 이로 인한 세계적인 비난을 알고 있어 여행지침서를 내고, ‘추태 관광객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 처벌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지만, 별 효과가 없다. 세계 곳곳에서 벌이는 추태를 다 감시할 수도 없고, 여행사나 해외관광지나 쇼핑센터 역시 경제적 이유로 참고 넘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일이 열거하기에도 너무 많고, 말하기조차 역겹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만 벌어진 일들만 해도 그렇다. 얼마 전에는 출국을 앞두고 중국 여행객들이 구입한 면세물품 포장을 아무데나 마구 버려 제주공항 대합실이 그야말로 '쓰레기장'으로 변한 사진과 영상을 한 시민이 공개해 화제가 됐다.

그러나 이 정도는 놀랄 일도 아니다. 길거리도 아니고 면세매장 안에서 아무데서나 용변을 보고, 담배를 피우고, 가래침을 뱉는가 하면 가격을 깎아달라고 몇 시간이나 떼를 쓰고, 다른 사람이 구입한 것을 자기가 사겠다고 우기는 것도 예사다. 심지어 매장 바닥에 주저앉아 포커 등 도박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니 지하철 예절이나 거리예절은 바랄 수도 없다. 중국 관광객들이 지나간 자리는 그곳이 매장이든 거리든 명승지든, 공원이든 먹다버린 음식물 찌꺼기와 담배꽁초가 나뒹군다. 유난히 중국인들이 많은 서울 명동거리도 밤이면 쓰레기장으로 변한지 오래다. 막강한 이들의 구매력을 의식해 유통업체들로서는 적극적 제재에 나설 엄두조차 내지 못한다. 경찰 역시 외국인이란 이유로 계도만 할뿐, 강력하게 단속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중국 관광객들은 어디서든 제맘대로다. 자신들이 매출을 좌우하는 '큰 손'이란 오만하고 고압적인 자세를 쉽게 버리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주로 장년층 단체 관광객 대신 해외여행 경험이 있는 20·30대 자유여행객이 늘면서 추태가 조금은 줄어들기는 했지만, 아직도 세계 어디를 가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중국 관광객들로 넘쳐난다.

20~30년 전 우리나라 관광객들의 중국에서 보여준 모습과 너무나 닮았다. 그때 우리도 싹쓸이 쇼핑을 하면서 제멋대로 행동하고, 매장의 중국인 직원들에게 무례하게 굴었고, 관광지에서 공중도덕은 무시했다.

1994년 6월, 당시 공보처가 34개 지역 해외공보관들로부터 수집한 ‘추한 한국인 사례’를 보면 호텔 비행기 공공장소에서 큰소리로 떠들거나 싸우고, 도박이 금지된 동남에서 고스톱을 치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고성방가에 쓰레기 마구 버리기, 배낭여행객의 무임승차도 다반사였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유명 유적지에 마구 낙서를 하고, 호텔 내에서의 취사를 하는가 하면 골프장 캐디와 현지관광안내원을 비하하고 쇼핑센터에서 졸부행세를 했다. 어쩌면 지금 중국 관광객들이 우리나라에서 벌이는 온갖 추태와 닮은 꼴인지.

현재로는 중국 관광객들의 이같은 추태를 막을 뾰족한 대책이 없다. 중국당국이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었지만 이직은 별효과가 없다. 우리가 그랬듯이 시간이 지나가기를, 중국인 스스로 문화와 의식수준이 높아지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그 나라 여행수준은 돈만으로 놓아지는 것은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자칫 강제할 경우, 또 다른 시비의 우려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와 비슷한 곤욕을 치르고 있는 일본에서도 보다 못한 언론이 ‘중국인 전용 벚꽃 촬영구역’을 정하자고 제안했다가 중국네티즌들로부터 차별이란 항의를 받았다. 다만, 법규까지 위반하는 것에 대해서는 강력한 대처가 필요하다. 당장은 관광수입에 조금 악영향을 미친다 해도, 싱가포르나 영국처럼 눈에 보이지 않은 이익인 국가품격이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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