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트럼프 '반이민 행정명령'에 동조했다가 SR실천한 '리프트'에 밀려

▲ 우버 홈페이지 캡쳐 ⓒ 우버
▲ 우버 홈페이지 캡쳐 ⓒ 우버

[SR타임스 권상희 기자] 지난달 각종 소셜 네트워크에서 차량공유서비스 업체 우버(Uber)를 불매하는 '우버 앱 지우기(#DeleteUber)' 해시태그 운동이 벌어졌다. 시민들은 우버가 도널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을 통해 반사이득을 얻고자 하는 것에 반발했다. 우버 CEO 트래비스 칼라닉이 트럼프 경제자문단에 합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반발은 더욱 커졌다.

때맞춰 라이벌 기업 리프트(Lyft)는 우버와 상반되는 태도를 보였다. 리프트 CEO 로건 그린은 미국시민자유연맹(ACLU)에 1백만 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사실이 밝혀지자 미국에서는 리프트 앱의 다운로드 순위가 우버 앱의 순위를 추월했다. 항상 우버에 밀려 2인자 신세였던 리프트로서는 처음 있는 일이었다.

이번 사태로 우버는 사용자 20만명을 잃었고, 칼라닉은 자문단에서 사퇴했다. 우버는 뒤늦게 이미지 쇄신을 위해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피해를 입은 운전자들을 위해 3백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칼럼니스트 알렉스 홀더는 가디언지에 기고한 글 ‘이제는 성(sex)보다 행동주의(avtivism)’가 더 잘 팔린다(Sex doesn’t sell any more, activism does.)’에서 기업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설명했다. 기업들이 이제는 성 상품화를 통해 브랜드를 홍보하는 대신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이제는 좋은 일을 한다고 믿는 브랜드를 찾기 때문이다. 홀더는 “물론 기업들이 ‘좋은’일을 하는 것은 오직 소비자들에게 그 사실을 알리기 위해서이다”라고 말했다. 기업은 어디까지나 이윤 창출을 위해 정치적 메시지가 담긴 마케팅을 펼친다는 것이다. 그러나 홀더는 기업들이 비록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해 행동했을지라도, 결과적으로는 사회적 공헌을 실천했음을 인정했다.

실제로 행동주의를 실천하는 기업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스타벅스는 이번 행정명령 발표 후 전세계적으로 난민을 1만 명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에어비앤비는 미국에서 부당하게 쫓겨날 위기에 처한 사람들에게 숙소를 무료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편, 기업이 단지 선한 의도만으로 행동주의를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도 있다.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Unilever) 산하 미용제품 브랜드 도브(Dove)는 지난 12년간 '리얼뷰티 캠페인'을 통해 평범한 여성들을 광고에 등장시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같은 유니레버 산하 브랜드 액스(Axe)가 도브와 달리 완벽한 외모의 여성들만 모델로 쓴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피트니스 회사 헤드스페이스(Headspace)의 광고담당자 윌 폴러는 “우리의 행동주의는 브랜드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며 “브랜드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아무것도 희생하지 않고 단지 물건을 구매함으로써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단지 소비를 함으로써 선한 일을 하고 있다는 기분을 얻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