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심우진 기자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심우진 기자

- “600년 전 사람들과 음악을 관객분들이 즐겨주셨으면 해”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세계적인 애니메이션 거장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이 내한해 2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개최된 신작 ‘견왕: 이누오’ 언론배급 시사회·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먼저 유아사 감독은 이번 작품의 한국 개봉 소감에 대해 ”매우 기쁘다. 일본의 아주 특수한 시대를 배경으로 한 600년 전 이야기다. 하지만 어느 나라, 어느 시대에나 있을 수 있는 옛날 사람들과 현대의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부분을 보여드리자 하는 것이 이 영화의 테마“라며 ”시대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600년 전 사람들과 함께 음악을 즐기면서 흥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견왕: 이누오’의 영화화 계기에 대해서는 ”오래된 ‘헤이케 모노가타리’라는 서사시를 후루카와 히데오 작가가 현대적으로 썼고 그중 스핀오프로 들어가 있는 것이 ‘이누오’의 이야기“라며 ”원래는 무사 가문의 이야기를 비파 법사들이 노래하는 것인데 ‘이누오’는 그런 이야기를 전달하는 서민이다. 이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현대인과 똑같은 사고방식으로 살아가고 있었다는 것을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데츠카 오사무의 ‘도로로’를 연상시키는 설정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원작을 처음 읽었을 때 ‘도로로’를 떠올렸다“며 ”‘도로로’에서는 잃은 것에 대해 한을 가지고 있으며, 상대를 쓰러트렸을 때 잃은 신체를 되찾는다. 반면 ‘이누오’는 삶과 상태에 만족하며 하며 본인이 하고 싶은 일을 계속하는 것이 바람이다. 그래서 원하는 춤을 계속 추면서 그 보상을 신체적으로 받게 된다. 그련 면에서 ‘도로로’의 현대적인 해석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소설을 애니메이션으로 각색하는 작업에서의 주안점에 관해서는 ”원작에서는 이들이 하는 퍼포먼스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전혀 없다. 그래서 영화로 만들 때는 이 퍼포먼스를 어떻게 눈으로 볼 수 있게 만들어 내느냐 하는 것이 이 영화의 중심이 되겠다고 생각했고 그 지점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영화에서 ‘이누오’가 망령들에게 무엇을 전할 수 있는지, 실제로 사람들이 쓰고 있는 가면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 가면 아래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그런 것들을 느끼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일단 ‘이누오’가 사실은 우리가 원하는 것을 다 가지고 있었다는 것을 결과적으로 그려내고 싶었다. 관객분들이 영화를 처음 보실 때는 음악을 즐기시는 정도면 좋을 것 같다. 그러다가 궁금한 점에 대해 깊이 파고들면 좀 더 많이 발견할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과거에도 수많은 사람이 살았고 그들에게 다양한 사정이 있었으며, 서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필요한 것은 현재의 우리도 똑같다. 따라서 이 영화를 보고 좀 더 상대방을 배려하고 생각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제가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라며 관객에게 전하고픈 영화의 주제를 설명했다.

성우 캐스팅에 대해서는 ”영화를 만들 때부터 성우는 노래와 춤이 다 가능한 사람들로 해야겠다고 정했다. 아부짱과 모리야마 미라이는 실력을 갖춤과 동시에 스트레이트하게 본인을 표현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본인의 감각에 매우 충실한 퍼포머들이라고 생각했다. ‘이누오’와 ‘토모나’ 둘을 연기하면서도 또한 표현자 자체에 다가가 그 모습을 살려내면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록 음악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밑에 있는 서민이 지배층에 본인들의 의지를 펼치고 항거를 한 부분이 있으므로 좀 더 멋지면서도 강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것이 록 음악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제작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신이나 관객들이 꼭 주목해줬으면 하는 장면에 대해서는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누오’와 ‘토모아리’의 퍼포먼스 부분이 매우 좋았다고 관객분들이 느껴주셨으면 한다“며 ”중요한 포인트 장면에 대해서는 굉장히 힘을 쏟았다. 과장된 몸짓도 있지만 그 시대 사람들 모습과 복장의 디테일은 최대한 신경 썼다. 어떤 관점에서는 록 콘서트 같아 말도 안 된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겠지만, 영화를 보면 예전에도 이런 것이 있을 수 있었겠다는 현실감이 드러나게 하는 것을 추구했다“고 답했다. 

차기작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소개를 드릴만큼 형태를 잡은 것이 아직은 없다. 여러 가지 기획을 많이 받고 있고 제가 생각하는 것, 가지고 있는 그것을 제대로 된 형태로 만들어야 한다는 마음은 가지고 있다. 아마도 몇 년 뒤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누오’라는 캐릭터에 대해서는 ”노 예술가 사이에서도 ‘이누오’에 대한 이야기는 거의 남아 있지 않다. ‘제아미’가 쓴 글이 유일하게 남아있다. ‘제아미’보다도 ‘이누오’ 인기가 많았음에도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에 흥미를 갖게 되었다. 이누오를 의외성있는 퍼포머로서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상상력이 풍부한 시선으로 작품을 만드려고 했다“고 인물 선택과 창작 계기에 대한 비하인드를 밝혔다. 

‘이누오’라는 캐릭터의 매력에 이끌린 점에 대해서는 ”순수하게 본인이 하고 싶은 것을 계속 밀어붙이며 해나가는 사람, 강한 창작자인 점에서 매력이 있다. 그런 점은 ‘이누오’의 아버지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춤과 노래에 매달렸던 사람들도 그렇게 진정 원하는 것을 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은 이기기 위한 수단으로 예술을 이용했다면 ‘이누오’는 시간이 지나도 초심을 잃지 않고 그대로 갔다, 그런 그의 강한 면을 배우고 싶었고 그렇게 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아사 감독은 ”스토리와 관계가 있는 부분인데 매우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역사에 남기 위해 본인이 잘되기 위한 수단으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인다. 유일하게 지금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을 하고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 함께 하는 이가 ‘이누오’“라고 전했다.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심우진 기자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 ⓒ심우진 기자

유아사 감독은 끝으로 ”이 작품은 여러 번 보면 볼 수록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영화다. 일본사람이 봐도 어려운 영화다. 사실 제가 친절하지 않게 작품을 만들었다. 그렇지만 관객분들이 영화를 보러 가실 때는 600년 전 사람들과 음악을 즐겨주셨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세세한 것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시고 즐겁게 즐겨주셨으면 한다“며 기자간담회를 마무리했다.

'견왕: 이누오'는 '너와 파도를 탈 수 있다면', '밤은 짧아 걸어 아가씨야', '새벽을 알리는 루의 노래' 등 한계 없는 상상력과 독창적인 작품 세계로 숱한 화제작을 탄생시킨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신작이다.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오리종티 경쟁 부문을 통해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영화는 “유아사 마사아키 감독의 시각적 기량을 재확인시켜준 전율의 록 오페라”(IGN), “역사에 깊이 스며든 환상적인 이야기”(Screen Daily), “과거를 살아있게 하는 스토리텔링의 힘”(IndieWire), “즐거운 음악에 역사와 판타지를 버무린, 마법 같은 서사시”(Collider) 등 해외 매체 및 평단의 눈부신 극찬을 이끌어내며 전 세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작품.

유네스코 세계 무형 문화유산이자 일본 전통 무대 예술인 ‘노가쿠’를 소재로 한 '견왕: 이누오'는 무로마치 시대의 전설적인 예능인 '이누오'의 이야기를 변화무쌍한 상상력으로 그려낸 뮤지컬 애니메이션으로 오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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