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 14일 공공운수노조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화물연대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지난 14일 공공운수노조 2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총파업을 예고했다. ⓒ화물연대

-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영구화" vs 국토부 "운송거부 지속시 개시명령 국무회의 상정"

[SRT(에스알 타임스) 박현주 기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가 또다시 총파업에 돌입했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총파업에 돌입했다가 국토교통부와의 협상이 극적 타결되면서 파업에 돌입한 지 8일만에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현장으로 복귀한 지 5개월만 또다시 '무기한 총파업'을 재개했다. 

​화물연대는 24일 전국 16개 지역본부별로 총파업 출정식을 진행했다. 수도권 물류 거점인 경기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를 포함해 부산 신항, 전남 광양항, 충남 현대제철 등의 출입구를 막을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파업 때 요구한 것과 마찬가지로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대상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안전운임제는 화물기사들이 과속, 과적 운행을 하지 않도록 적정한 운임을 보장해주고 이를 지키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제도다. 

​이 안전운임제는 3년 일몰제로 오는 12월 31일 종료될 예정이다. 화물연대는 이같이 한시적으로 도입되는 일몰제를 폐지하기 위해 지난 6월 총파업에 나섰고 당시 국토부와 안전운임제 지속과 적용 범위 확대를 논의키로 합의돼 총파업을 유보했었다. 

​그러나 완전히 화물연대와 국토부 간의 입장차가 봉합되는 듯 보이진 않았다. 당시 이봉주 민주노총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지난 세월 도로 위에 시한폭탄이라는 오명을 쓴 채, 기름값과 차할부금 내기에 급급했고 하루 13시간 이상 달리며 길 위에서 쪽잠을 청했다"며 "아직 우리의 투쟁은 끝나지 않았고 전차종과 전품목의 화물노동자로 안전운임제가 확대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5개월이 지난 지금 화물연대는 국토부가 그동안 안전운임제 관련 진전된 조치를 취한 게 없다는 입장이다.

​화물연대는 "지난 6월 총파업을 8일만에 중단한 것은 국회에서 안전운임제 개정안을 최우선으로 다루겠다는 약속 때문"이라며 "이후 관련 법안이 발의됐는데 아무런 진전 없이 시간만 지체하다 종료돼 더는 인내할 수 없어 총파업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이번 파업에 운수업 종사자 2만2,000명 이상이 참여할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 파업의 연장선으로 화물연대는 요구사항을 구체화했다. ▲안전운임제 영구화 ▲적용 차종과 품목을 기존 컨테이너·시멘트 외에도 철강재, 자동차, 위험물, 사료·곡물, 택배 지·간선 등 5개 품목으로 확대 ▲안전운임재 개악안 폐기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앞서 6월 파업 때보다 더 강경하게 대응할 방침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불법적 운송거부나 운송방해 행위에 대해선 일체의 관용 없이 모든 조치를 강구해 엄정히 대응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이날 오전 ICD에서 현장상황회의를 열고 "운송 거부와 방해가 계속된다면 국민이 부여한 의무이자 권한인 운송 개시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이라며 "이르면 다음 주 화요일 국무회의나 아니면 임시국무회의를 열어서라도 물류가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거부해 화물 운송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 국토부 장관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공고하고 있다. 이를 운수종사자가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처해진다. 

​화물연대가 총파업을 재개하면서 산업계 전반에 피해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물류 차질로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지난 6월 정부는 화물연대 총파업 산업계 피해 규모를 약 1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당시 자동차를 비롯해 철강, 석유화학 등 업종에서 생산과 출하, 수출 차질이 빚어진 바 있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난 6월 발생한 8일간의 운송거부로 당시 시멘트 매출손실이 1,061억원에 달했다"며 "파업 이후 반복될 시멘트 유통기지의 출하 방해, 비화물연대 화물기사의 운송 강제 저지 등의 물리적 행사 시도는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통업계도 월드컵과 연말 대목을 앞두고 지난 6월 파업 때 빚어졌던 물류대란을 또 겪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특히 주류업계는 지난 6월 파업으로 출고량 감소에 따른 매출 저하를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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