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충청 총괄본부장
▲서중권 충청 총괄본부장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두 여인이 왕 앞에 섰다. 여인들은 한 아기를 놓고 서로 “내 아이”라고 주장했다.

왕은 신하들에게 칼을 가져오란다. 칼로 살아있는 아이를 둘로 나누어서 서로 반씩 나눠 가지라고 명령했다. 한 여인은 “아이를 죽이지 말라”고 양보하는 한편 다른 여자는 “나눠 갖자”고 했다.

왕은 아이를 죽이지 말고 아이를 양보한 여인에게 주라고 판결한다. (열왕기상 3:16~28)

지혜의 왕 솔로몬, 두 여인을 심리하는 명 재판 외에도 한 나라를 다스리는 동안 경이로운 재판은 셀 수 없을 만큼 다양하다.

그는 탐욕과 권력, 자신의 부귀영화보다는 지혜를 구해 태평성대를 누린다. 성경 속에 기록된 솔로몬의 일대기는 위민(爲民)정신, 위민으로 나라를 다스린 덕에 만사형통을 이루었다.

지난 2019년 6월 25일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당시 청장 김진숙, 행복청)과 세종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세종특별본부는 소상공인 지원 ‘행복도시 상가활성화 대책’을 공동 발표했다.

당시 이춘희 세종시장은 “앞으로 자체 공실대책 전담팀(TF) 운영, 상점가 육성·지원계획 수립, 소상공인 보증지원 확대 등 세종시 정책을 착실히 추진해 나아가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3개 기관이 내놓은 공동대책은 수식어에 불과한 과대포장으로 들통났다. 어르고 뺨친 행태에 ‘유령상가’의 회복은 말장난에 불과했다.

겉으론 소상공인들의 극심한 고통을 덜어준다면서, 주택용지를 상업용지로 확장하는 몰염치한 행정도 서슴지 않았다.

2020년 감사원 감사결과 행복청은 주택용지 약 80만 평(17%), 의료용지 42%, 주차장용지 23% 등 위법 부당하게 변경한 것에 대해 질책을 받았다. 행복도시 건설을 입맛대로 주물렀다는 비난을 사기에 충분하다.

신도시건설 중인 세종시는 최근 불과 몇 년 사이 ’빚더미 곳간‘의 경고등이 켜지면서 재정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이 실체는 지난 2020년 국정감사에서 확연히 드러나 충격을 주었다.

여론의 뭇매를 맞던 이춘희 전 시장이 그해 5월 돌파구로 ‘화상경마장’ 유치를 꺼내 들었다. 또 한차례 시민들의 빈발과 분노가 터졌다. 최악의 재정 악화를 도박 시설로 세수입을 충당하겠다는 발상에 시민들은 할 말을 잃었었다. 결국, 이 시장은 학계와 시민단체, 시민 등의 강력한 반발에 부닥쳐 굴복했다.

‘패가망신’의 대명사로 불리는 ‘화상 도박 경마장’까지, 물불 가리지 않은 이 전 시장의 행정에 시민들의 상처는 컸다.

세종시 빚잔치의 여파는 고스란히 시민들이 떠안았다. 2020년 4월 코로나19 민생경제 지원비 중복지원 혜택을 받지 못했다. 충청권 지자체에서 유일하게 중복지원을 받지 못해 세종시민들의 박탈감은 컸다.

이뿐 아니다, 시는 산후조리비와 문화예술지원비, 농가시설지원비 등 각종 민생경비를 확 줄이거나 삭감했다. 재정자립도 최상의 세종시가 빚더미에 오른 처참한 민낯을 보인 것이다.

지난 6월 취임한 최민호 세종시장이 상가 허용용도 완화를 담은 지구단위계획 결정 사항을 20일 고시했다. 이는 시정4기 출범과 함께 상가공실 문제 해결을 위한 전방위적 조치계획의 첫 번째 성과물이다.

비록 제한적이긴 하지만 소상공인의 실제적인 대책에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7년 12월 수립된 지구단위계획을 15년 만에 변경된 것이다.

행복청이 15년여 동안 53차례의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통해 위법과 부당 등 비리를 저질렀다는 감사원의 결과. 소상공인들이 ‘무덤’을 상기시키지 않을 수 없다.

민선4기 최 시장의 단 1회 지구단위계획 변경으로 상공인들이 숨을 열어주는 계기, 활성화의 마중물이 됐다. 시장 취임 4개월여 만이다.

위민(爲民)과 위민(僞民)은 이처럼 하늘과 땅 차이다. 솔로몬 왕이 위민(爲民)이 아닌 위민(僞民)으로 나라를 다스렸다면.

어쩌면 “아이를 둘로 나눠 두 여인에게 반반씩 주라”는 끔찍한 명령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또 하나의 상상이 ‘오버랩’ 된다.

민선4기 최 시장의 ‘爲民’ 행정, 40만 세종시민을 살리고 ‘미래전략 수도’를 굳건히 세우는 덕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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