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뉴스화면 캡처
ⓒKBS뉴스화면 캡처

- 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 등 상반기 67.5조

- 중기대출규모 확연한 감소세, 연쇄 부실 우려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저축은행이 중소기업에 내준 대출이 최근 1년 동안에만 20조원 넘게 불어나며 7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시중은행에 대출을 거절당한 기업들이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자 ‘리스크 관리’ 강화에 나서면서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어 영세한 중소기업들의 경우 한계에 몰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79개 저축은행이 보유한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총 67조5,9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46조6,094억원) 늘었다.

주요 저축은행만 놓고 보면, 5대 저축은행(SBI·OK·웰컴·페퍼·한국투자저축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총 22조8,278원으로 집계됐다. 1분기보다 약 12%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말 저축은행 업권의 기업대출이 각각 직전 분기 대비 15% 이상씩 증가했던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 한풀 껶였다.

OK저축은행의 올해 1분기 및 지난해 4분기 중기대출은 각각 직전 분기보다 14%, 20% 증가했다. 하지만 올해 6월 말 기준 중기대출은 약 5조 8300억 원으로 증가율은 9%대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페퍼저축은행 기업자금대출 증가율도 전 분기의 5분의 1 수준인 3.4%에 그쳤다.

그간 저축은행의 기업 대출은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규제를 기점으로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려 왔다. 개인이 대출을 받기 어려워지면서 저축은행을 찾는 수요가 줄자, 그 대안으로 기업 고객을 상대로 한 영업이 활기를 띄어 왔다는 얘기다.

그러나 저축은행들의 기업대출 온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대기업대출은 별다른 대출심사 조건을 두고 있지 않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심사 세부조건을 정교하게 구성해 타이트한 심사를 진행하고 있다. 실제 OK저축은행의 경우 중기대출 증가 속도는 확연히 줄어든 반면 6월 말 대기업대출 취급액은 전 분기보다 43.2%나 늘었다.

문제는 대외불확실성과 한계기업 증가다. 10년 만에 기준금리 ‘3%대’에 진입하면서 고금리에 돈줄이 막힌 한계기업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소기업이 돈줄이 마를 경우 연쇄 작용에 따른 건전성 위험은 저축은행에도 부메랑처럼 돌아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5년 새 한계기업은 15% 가까이 늘었다. 지난 2017년 3111개에서 2021년 3572개로 14.8% 증가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입장에선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가산금리를 높이는 방식으로 대출을 내줄 공산이 크다”며 “금리차에 따른 마진을 남겨야 하는 입장에서 당연한 수순이겠지만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금줄이 마를 경우 기존 대출에 대한 이자도 갚지 못할 것이고 연쇄적으로 금융사도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합리적인 리스크 관리 방안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