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년부터 폐기 예정인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산업통상자원부
▲ 내년부터 폐기 예정인 30년 이상된 노후 석탄발전소 10기. ⓒ산업통상자원부

[SR타임스 조인숙 기자] 석탄 화력발전소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우리나라에서는 40년쯤 되는가 보다. 정부가 26일 오는 2025년까지 오래된 석탄발전소 10기를 폐쇄한다고 발표했다.

당장 내년에 영동 1호기를 시작으로 서천 1, 2호기, 삼천포 1, 2호기, 호남 1, 2호기에 이어 2025년 말 보령 1, 2호기까지 순차적으로 문을 닫겠다는 것이다. 국내 석탄 화력발전소 53기 중에 3기는 40년, 11기는 30년이 넘었다.

석탄을 원료로 하는 화력발전소는 70년대 한국의 산업화 시대의 중요한 역군이었다. 수력발전소보다 비용이나 입지조건이 유리하고, 가동성이 좋다는 이유로 전국 곳곳에 줄줄이 건설됐다. 특히 충청지역에 밀집했다. 지금도 석탄발전소의 발전량(38.7%)이 원전(31.2%)보다 많다.

그러나 이에 못지않게 석탄발전소는 환경오염의 주범이다. 연탄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LNG의 2.5배, 석유의 1.3배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치명적인 초미세먼지 배출이 심각하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석탄발전소의 초미세먼지 배출비율이 14%로 경유차(11%)보다 많다. 낡은 발전소일수록 초미세먼지를 많이 내뿜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원전의 안전성만큼이나 석탄발전소의 대기오염 방지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도 높다.

이를 의식해 계속 가동할 석탄발전소 43기도 9조7000억원을 투입해 성능을 개선하고 환경 설비 작업을 한다는 것이다. 2018년까지 1단계 로 탈황·탈질 설비를 보강하고, 2030년까지 2단계로 터빈 등을 교체하고, 환경·통풍설비를 전면 교체한다는 것이다. 건설 중인 20개 석탄발전소 역시 첨단 친환경설비를 갖춘다.

정부는 이렇게 하면 건설 중인 20기가 모두 가동하더라도 2030년에 석탄발전소 오염물질은 전국 총량으로는 2015년 대비 절반, 특히 석탄발전소가 밀집한 충남지역은 57%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공급정책의 기본은 안전성과 대기오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2030년까지는 원전과 화력탄발전을 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20기가 새로 건설되면 당연히 석탄 화력발전소 설비용량도 2030년까지 70% 가까이 늘어난다. 폐쇄될 11기보다 새롭게 가동될 20기의 설비용량이 5배나 많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석탄수요 감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매년 그 사용량이 늘어나고 있다. 에너지는 더 풍요롭게 쓸지는 몰라도 그 못지않게 우리가 매일 숨 쉬는 공기는 아무리 첨단설비로 오명을 막는다고 해도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미 선진국은 비용과 시간이 걸리더라도 풍력, 수력, 태양광 등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우리는 아직도 산업화시대의 유산인 생산의 효율성에만 매달려 원전과 석탄발전소에 집착하는 미시적 에너지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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