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제약 블로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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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공격적 마케팅에 약국 건강기능식품 판매는 '하락세'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추석명절은 가정의 달 5월과 함께 건강기능식품 매출이 집중되는 시기다. 특히 중장년층을 대상으로 한 명절 상품이었던 건강기능식품이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전 세대를 아우르는 상품으로 영역이 확장되면서 제약사간 제품 판촉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올해도 추석 대목을 앞두고 제약사가 건강기능식품을 잇달아 내놓으며 '반값 할인'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7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7년 4조1,000억원이던 국내 건강기능식품 시장은 지난해 5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제약사 5곳 중 1곳이 건강기능식품협회 회원일 정도다. 
 
건강기능식품은 제약사의 매출 효자 상품으로 불린다. 특히 명절에 팔리는 건강기능식품은 제약사 연매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일례로 건강기능식품 전문기업인 종근당건강은 지주회사인 종근당홀딩스의 매출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올 상반기 종근당건강의 매출은 2,877억원으로 종근당 전체 매출의 약 62%를 차지했다. 
 
이렇다 보니 제약사 매출 상위권 기업은 건강기능식품을 따로 판매하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종근당건강을 비롯해 ▲녹십자웰빙 ▲유한건강생활 ▲제일헬스사이언스 ▲보령컨슈머헬스케어 ▲안국건강 ▲JW생활건강 ▲휴온스네이처 ▲휴온스내츄럴 ▲일동바이언스 등이 대표적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과거 건강기능식품은 중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졌지만 코로나19 이후에는 20~30대가 건강기능식품 시장의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시장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제약사는 '파격 할인'을 내세워 건강기능식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제약사 또다른 관계자는 "제약사가 건강기능식품 판매로 반짝 매출을 올리는 시기가 있는데, 대개 추석, 설 등 명절"이라며 "예전에는 약국에 납품하는 빈도가 늘었다면 요즘은 자사 직영몰, 쿠팡 등 온라인 커머스 등에서 판매가 대부분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이런 채널에서 판매할 경우, 할인을 적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특히 명절 때는 타사와의 판매 및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할인율을 높여 판매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제약사들은 건강기능식품 판매 사업을 통해 성장해 가고 있다. 반면, 약국은 채널의 다양화로 건강기능식품 판매율이 떨어지고 있다.  

약국에서는 매출 타격으로 인해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약국은 건강기능식품에 할인가를 적용하더라도, 적정 수준의 마진 때문에 제약사의 파격할인을 당해낼 수 없는 구조다. 만약 명절 때마다 제약사가 파격할인 등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면 당연히 경쟁력에서 밀릴 수 밖에 없다.  

이에 약국은 '개인 맞춤형 건강기능식품' 시범운영 등 전향적으로 판매에 나서곤 있지만 매출이 신통치는 않다. 맞춤형 건강기능식품이 아직까진 생소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채널의 건강기능식품에 비해 가격이 훨씬 비싸기 때문이다.

지난해 기준 약국의 건강기능식품 매출액은 2,371억원으로 제약사 직영몰, 소셜커머스 등 6개 채널 중 6.7%, 최하위에 그쳤다.

종로5가 도매약국 한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을 사러 오는 고객들이 예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제약사 직영몰 등 다른 곳(채널)에서 반값 할인을 많이 하는데, 젊은층이 굳이 발품 팔며 여기까지 오겠나"고 반문했다. 

서울 광진구 A약국 한 관계자는 "약국에서 할인된 가격의 건강기능식품을 내놓지만, 다른 채널의 할인율보단 비교도 안 되게 낮아 판매는 부진한 편"이라며 "이런 추세라면 약국은 점점 건강기능식품 판매 채널로서의 기능을 잃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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