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중권 충청 총괄본부장
▲서중권 충청 총괄본부장

- 이춘희 전 시장 8년…“지역 대표기업 하나 없어”

- 최민호 시장 90여 일 만에 1,800억 유치 ‘성과’

[SRT(에스알 타임스) 서중권 기자]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낭보가 38만 세종시민에 전달된 비슷한 시각, 또 하나의 낭보가 들렸다. 상큼한 가을 문턱과 함께 찾아온 대규모 기업유치에 시민들은 쾌재를 불렀다.

지난 28일 정부는 “대통령 세종집무실을 오는 2027년 준공한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행정수도 세종’ 완성의 퍼즐이 마침내 종료된 것이다. 국토균형발전의 토대가 굳건히 세워진 이 날은 역사의 기록으로 남았다.

이에 앞서 26일은 세종시와 케이티앤지(KT&G)가 업무협약을 맺고, 지역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힘을 모으기로 협의했다. 220여 개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과 투자 규모는 1,800억 원에 달한다.

KT&G는 “ESG 기반 위 ‘지속 가능한 기업 경영’을 모토로 국내 최초 친환경 건축인증(LEED 인증) 공장 건립으로 업무 생산성 증대와 근로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번 기업유치는 최민호 시장 민선 4기 첫 투자유치다. 최 시장 취임 이후 성사된 1,800억 원 규모 기업은 상징적 의미를 부여한다. 투자 규모의 크고 작은 것을 떠난 ‘기업유치’ 첫발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 역으로 보면 그만큼 세종에 쓸만한(?) 기업유치가 없었다는 얘기다.

“지역 대표기업 하나 없는 세종”, 이는 세종시 기업유치의 현주소를 정확하게 짚은 지적이다. 세종시의 먼 미래를 위한 자족 기능 확충과는 거리가 멀다.

기업인들 대다수는 “대기업을 유치할 분위기 조성이 부족하다. 기업들의 고용환경 인프라가 아직 부족한 상태에서 세종입주를 꺼리는 상황”,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춘희 전 시장의 지난 8년을 돌아보자. 세종시 자족기능 확충을 위한 기업유치는 한마디로 수준 이하다. 어쩌면 행정수도 완성에 매몰된 정책으로 머물렀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기업유치 활동은 ‘개점휴업’이라는 볼멘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 전시장이 내놓은 ‘기업하기 좋은 도시 세종’의 6가지 명분도 타지역과 별반 다를 것 없는 데다 별 도움이 되지 않다는 것이다. ‘공공-민간 협업 최적’의 홍보도 현실과 거리가 있어 호응을 얻지 못했다.

‘입주기업 근로자 주거지원’과 ‘기업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 기업유치를 위한 6개 정책이 구호에 그쳤을 뿐, 효율적이지 못했다.

이 같은 정책은 기업환경을 둔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다. 실제로 세종지역 제조업체 등록 수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현재 세종시 기업체는 1만2,000여 곳이다. 이 중 연 매출 50억 원 이상의 기업은 200여 곳이다.

이 가운데 중·대형 기업체는 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지역을 대표할 기업이 단 1곳도 없다는 것이 세종시 기업의 현주소다. 민선 3, 4기 8년 동안 제대로 된 기업유치 하나 없는 정책을 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결국, 이 전 시장은 기업의 법인세 확충 부족에 따른 대가를 톡톡히 치를 수밖에 없었다. ‘상가공실 전국 최고’, ‘유령도시’ 등 불명예와 상가공실 악화를 부추기는 꼴이 됐다. 올해 시 부채 4,500억 원의 빚더미 곳간을 만드는 등 최악의 재정상태를 빚었다는 구설에 올랐다.

집권 8년 동안 자신의 치적과 선심성 재정에 이미 거덜낸 시 곳간, 좋은 기업을 유치하지 못할 시 세종 지자체의 파산 우려까지 전락한 재정이 위태롭다.

민선 4기로 들어선 최민호 시장은 우선, 이춘희 전 시장이 정무에서 경제, 경제에서 정무로 바꾼 정무 체계를 다시 경제부시장으로 전환했다. 경제부시장에 경제계의 달인이라 불리는 이준배 기능인을 발탁했다.

대기업 유치는 세종시 재정난 타개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이끌 핵심 과제다. 따라서 파산 직전에 몰린 시를 재정비하는 정책이 급선무라는 것이 지역 재계의 목소리다.

최 시장은 대기업 유치뿐만 이니라, 경제 자족도시로 만드는 것을 최우선 목표 전략으로 세우고 있다. 이준배 경제부시장 역시 “규제를 대폭 완화해 기업의 투자를 이끌어 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 시장이 유치한 1,800억 규모 투자, 메말랐던 기업유치에 활력을 불어넣는 상징적 메시지다. 최 시장은 좋은 기업유치를 위해 사활을 걸어야 한다. 38만 세종시민들에 더 좋은 낭보를 선물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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