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R)에서 새로운 경영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포스코 제공 

 
[SR타임스 강윤지 기자] “포스코 철강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구조조정 검토 대상입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예외일 수는 없습니다. 현재 확정된 것은 없지만 누군가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고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겠다면 (전체 또는 일부 매각을) 결정할 수도 있습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철강산업의 수급 불균형의 해소가 더디고 국내 경쟁률이 치열해지는 등 사업환경이 악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포스코가 지금까지 지속해온 (외형적)성장 우위 전략을 유지해왔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악화되고 포스코만의 경쟁력이 훼손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배수진을 친다는 결연한 마음으로 ‘내실있는 성장’으로 전환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내실있는 성장’을 제시하면서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가능성이 처음 공식화된 것이다.

권 회장은 이어 “국내 1위가 아닌 사업이나 비(非)핵심 계열사 정리를 우선 검토할 계획”이라며 “경영권 유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범위에서 우량 계열사 지분도 ‘블록세일’을 통해 매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체격은 줄이되 체력을 높이는 전략을 택한 셈이다.

권 회장은 포스코에너지의 기업공개(IPO) 시점에 대한 질문에는 “현재 시장상황이 좋다”고 말해 연내 상장 가능성을 시사했다.

권 회장은 이날 IR에서 2016년 포스코그룹의 현금창출 능력(EBITDA·영업이익+감가상각비)을 8조5000억 원까지 높이고 신용등급 A를 회복하겠다는 중기 목표도 제시했다. 포스코그룹의 지난해 EBITDA는 5조7000억 원이었고 무디스 신용등급은 현재 Baa2다.

포스코는 이를 위해 투자규모를 대폭 줄이기로 했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8조8000억 원이었던 투자비를 올해 5조6000억 원으로 감축했다. 내년과 2016년에는 각각 4조1000억 원, 2조9000억 원만 투자할 계획이다.

그러나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동부발전당진 패키지 인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권 회장은 “동부제철 인수는 이달 말 실사가 끝나면 그 결과를 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또 일각에서 제기되는 대우인터내셔널(이하 대우인터) 매각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방안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구조조정이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는 것이기 때문에 확정적으로 얘기할 수 없다”면서 “포스코가 대우인터를 인수한 이후 가스가 나와서 올해 2000억, 내년 3000억원의 흑자가 예상되는 등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는데, 이런 점 때문에 관심이 있는 기업이 나타난다면 (우리로서는)적당한 보상을 받고 팔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매각 가능성이 거론된 또 다른 계열사인 포스코엠텍에 대해서는 “경영을 잘 못해서 적자가 나고 주가가 떨어진 부분은 (포스코가)잘못 한 부분”이라며 “포스코엠텍 사장 중심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며 현재로서는 매각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코그룹의 전체 사업구조는 철강을 핵심으로 하면서 원천소재와 청정에너지 사업을 중점 육성하는 형태로 단순화된다. 권 회장이 “그룹 내 계열사 간 사업 통합, 교환, 분리 등 내부 조정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철강, 소재,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계열사 간 합병이나 사업 이관 등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철강사업의 경우 월드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율을 지난해 31%에서 2016년 41%까지 늘리기로 했다. 권 회장은 “시장이 요구하는 제품을 적기에 개발해 공급하는 솔루션 마케팅을 통해 2016년까지 해외 철강생산법인 14곳 전체를 흑자로 전환시키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너지사업에서는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신흥국 발전시장에 적극 진출하고 연료전지, 클린 콜(청정석탄화학) 사업을 적극 육성할 계획이다. 초기 투자가 진행 중인 리튬과 니켈 등 원천소재 분야는 기술 확보에 우선적으로 주력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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