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무자비한 원초적 액션과 함께 돌아온 ‘프레데터’ 시리즈 최신작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다이하드’, ‘붉은 10월’ 등 액션 영화 연출의 대가 존 맥티어넌 감독이 1987년 선보인 ‘프레데터’는 1,500만 달러 예산으로 제작되어 총 9,800만 달러의 흥행 수익을 터트렸다. 이후 ‘프레테더’시리즈는 ‘에이리언’ 시리즈와 더불어 할리우드 대표 SF 프랜차이즈 작품이 됐다.

국내에서는 디즈니+를 통해 지난 5일 공개된 ‘프레데터’ 시리즈 최신작 ‘프레이’는 이 원작 영화의 근본으로 되돌아간 작품이다. 거듭된 후속편들 속에서 원래 설정이 훼손됐던 프레데터라는 캐릭터 정체성이 다시 복원된 것.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프레이’는 백인의 침략이 본격화되기 이전 원주민 땅이었던 18세기 초 북아메리카 대륙을 배경으로 한다. 시리즈 최초 여성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나루’(엠버 미드썬더)는 코만치 부족 소녀다. 그녀는 약초를 캐거나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에 머물기보다는 용맹한 사냥꾼이자 전사가 되고 싶은 꿈을 품고 있다.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하지만 나루의 이런 바람은 어머니를 포함한 부족 모두에게 인정받지 못한다. 뛰어난 리더십으로 부족의 전사들을 이끄는 오빠 ‘타베’(다코타 비버스)만이 유일하게 그녀를 응원해준다. 

어느 날 사냥에 참여했던 나루는 숲속에 곰이나 사자보다 위협적인 알 수 없는 존재가 있음을 감지한다. 하지만 타베는 나루의 경고를 무시하고 오히려 그녀는 코만치 전사가 될 수 없다고 설득하려 한다.

결국 나루는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미스터리한 위협으로부터 부족을 지키기 위해 홀로 모험을 떠난다. 미지의 존재를 찾아 나선 그녀는 목숨을 건 여정 속에서 갑작스레 곰의 습격을 받아 죽음의 위기에 놓인다. 그때 정체를 알 수 없는 괴생명체가 나타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이 자신이 찾고 있던 무자비한 외계 사냥꾼 ‘프레데터’(데인 딜리에그로)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된다.

이제 나루와 타베를 포함한 코만치 전사들은 외계에서 온 사냥꾼 프레데터 그리고 조상들이 대대로 지켜온 땅에 침범한 백인 사냥꾼들에 맞서 부족과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한 치열한 생존의 사투를 시작한다.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디즈니+ 영화 ‘프레이’는 ‘클로버필드 10번지’를 통해 스릴러 연출의 재능을 인정받은 댄 트라첸버그 감독 작품이다. 이 작품은 지금으로부터 300년 전 지구에 온 프레데터라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시리즈의 프리퀄 작품이다.

이 작품의 제목에서는 전통적으로 써왔던 ‘프레데터(Predator, 약탈자)’라는 단어는 아예 뺐다. 대신 그와 반대되는 뜻의 ‘프레이(Prey, 사냥감)’를 제목으로 사용했다. 전작들과 비교해 강자인 프레데터보다는 약자인 인간에게 시점을 맞춘 드라마가 강조됐으며, ‘뮬란’과 마찬가지로 여성 전사 서사가 적용된 작품이다.

대자연 속 약육강식의 먹이 사슬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 반복 연출되는 가운데 조금씩 정체를 드러내는 최상위 포식자 프레데터는 전작보다 더 야성적인 모습으로 등장해 긴장감을 안긴다. 프레데터는 활과 창, 도끼 등 석기시대 무기에 머물러 있는 북아메리카 원주민은 물론, 백인 사냥꾼들의 화승총과는 비교할 수조차 없는 앞선 초월적 외계문명의 첨단 테크놀로지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이런 현격한 전투력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과연 인간과 프레데터 두 종족 간의 싸움이 어떤 식으로 연출될까 하는 궁금증은 중반 이후 전개되는 최고의 하이라이트 신을 통해 풀린다. 

이 프레데터 사냥 시퀀스에서는 시리즈의 전통을 계승하는 광폭한 슬래셔 액션 신이 전개된다. 전반부의 잔잔한 분위기를 완전히 일소하는 대량 살상의 액션 장면은 디즈니+에서 공개된 영화 중 가장 과격하면서도 절제된 고어적인 액션 연출을 보여준다.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프레이' 스틸.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원주민, 백인, 프레데터의 삼각 대결 구도 안에서 펼쳐지는 서사 전개는 자연스럽다. 다만 후반부 치열한 서바이벌 액션과 악전고투 속에서 프레데터의 힘을 빼놓으려는 나루의 전략이 잘 드러나게 끔하는 섬세한 연출이 더 필요하지 않았나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그러함에도 프레데터 1편의 주인공 ‘더치’(아놀드 슈워제네거)와의 대결을 오마주한 마지막 대결은 인상적이다. 전투력의 열세를 지략으로 극복하며 전사로 성장하는 나루의 활약은 중요 관람 포인트. SF 공포 스릴러다운 최후의 결전 시퀀스의 몰입감은 좋은 편이다. 

영화 속 권총 장면이나 대사 등에서 몇 가지 오마주를 담고 있지만 전작의 내용을 전혀 모른다 해도 감상에 문제가 없는 독립된 서사를 채용한 점 역시 큰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프레이’는 SF 공포 스릴러의 레전드 캐릭터 ‘프레데터’의 성공적인 새로운 출발점을 만들어냈다. 무자비한 외계 사냥꾼의 정체성을 제대로 복원해 놨으며, 시청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만한 탄탄한 액션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레이’는 모든 면에서 완벽한 완성도를 보여주는 후속작은 아닐지라도 최근까지도 관객을 만족시킬만한 속편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터미네이터’ 시리즈와 비교가 될 수 있는 영화다. 방향성을 잃고 표류하는 여타 프랜차이즈 작품의 재점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좋은지에 대한 본보기가 될 만한 작품이다. 

▲'프레이'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프레이'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제목: 프레이(Prey)
◆ 연출: 댄 트라첸버그
◆ 출연: 엠버 미드썬더, 데인 딜리에그로, 스트로미 키프, 미쉘 트러쉬
◆ 제공: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 공개: 2022년 8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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