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치원 비행장. ⓒ세종시
▲조치원 비행장. ⓒ세종시

- 조합원 모집 홍보하며 청약금 유도 ’논란‘

- 市 “사업 제안서만 제출한 상태 

- 업계, 소음·고도제한 등 민원 들끓어 개발 사업 번번이 무산된 곳…'주의' 권고

[SRT(에스알 타임스) 이현승 기자] ”군 비행장 인근, 그곳에 대규모 임대주택요? 소가 웃을 일이네요.“

”소음과 고도제한 등 들끓는 민원으로 민간개발 사업이 번번이 무산된 곳인데, 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됩니다.“

최근 세종시 공공 민간임대주택 ’세종 에버파크’ 건립과 관련해 그 배경에 숱한 의문이 일고 있다. 군부대로 둘러싸여 민간개발이 번번이 무산된 이른바 ’적색경보 지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협동조합법인을 설립, 주택사업 승인허가 과정이 그리 쉽지 않다는데 있다. 사업이 순탄치 않을 시 발생할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역 부동산 전문가는 ”협동조합 민간임대 아파트가 생소한 느낌이 있을 수 있으나 납입금을 초기 자본으로 출자하는 지역주택조합(지주택)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마디로 세종 에버파크의 협동조합주택은 조합원들이 낸 자금확보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세종 에버파크’는 세종시 연기면 세종로 1858번지 일대(옛 남한제지)에 3,200세대의 민간임대주택을 짓겠다며 홍보에 나섰다. 

시행사는 공식 홈페이지와 부동산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사실상 분양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관계자들의 상담내용을 보면, 오는 5일부터 초차기(계약금) 1,000만원과 1단계 중도금 2,500만원, 2단계 중도금 3,500만원 등 모두 7,000만원 대의 청약금을 안내하고 있다. 

부동산 관계자와 홍보관 상담원은 ”5일 초치기(계약금) 이전에라도 청약하면 빠른 순서로 좋은 층 호수를 배정받을 수 있다“며 ”3,200세대 중 50%는 지역민들에게 배정돼 좋은 기회니 만큼 서둘러 청약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부동산업계는 ‘내 집 마련의 꿈’을 갈망하는 집 없는 서민들의 피해를 우려하고 있다. 아직 주택공급 승인도 나지 않은 상태에서 분양이나 청약 등은 너무 앞서 나간 것이라는 지적이다. 

주택공급 승인과 관련해 세종시는 ”지난 4월 ‘공공임대주택 제안서’만 제출했을 뿐이다. 이 같은 제안서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는 최초기 단계“라며 ”주택공급 승인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지역 부동산업계는 불법 분양 홍보와 청약에 대해 주민들 피해가 심각하다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들 업계가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 점은 세종 에버파크 양옆으로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쪽은 조치원 비행장이다. 헬기와 비행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과 고도제한 등 민원이 들끓고 있는 지역이다. 최근에는 모 부대가 합병, 이곳으로 이동해 주택부지와 더 가까워졌다는 것이다. 

항공부대의 헬기나 비행기 이착륙으로 인한 소음 등 폐해는 십수 년 동안 이어져 온 것으로, 국방부와의 협의 없이는 어떠한 민간개발도 불가능하다는 것이 전문가의 분석이다. 

또 다른 한쪽, 군부대와는 승용차 한 대가 지나갈 정도의 좁은 도로 하나 사이를 두고 있다. 이 부대 역시 전국 유일 부대시설로 최근 시설 증축 등 규모를 넓히고 있다. 고층으로 주택이 지어진다면 군부대 주요시설과 군 움직임 등이 그대로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따라서 이 일대 숱한 개발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된 사례가 부지기수라는 것이다.

복수의 부동산 관계자는 ”그동안 옛 남한제지를 개발하려고 하는 문의와 사업에 착수한 사례는 수도 없이 많았지만 모두 헛수고로 끝났다“며 ”군부대가 있는 한 민간개발은 어떤 조건이든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시행사 측 관계자는 ”일부 직원이 너무 앞서 안내한 것에 대해 지도 등 교육을 실시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안내 직원 등은 지난달 27일 ”오는 5일 청약할 시 초차기금 1,000만원과 1단계 계약금 2,500만원 등 모두 7,000만원의 대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시가 밝힌 "주택개발 제안서만 제출한 상태"와는 너무 동떨어진 청약 안내여서 서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