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 'SF'+'무협 판타지', 다양한 장르의 이종교합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7년 만에 신작 '외계+인'으로 돌아온 최동훈 감독도 잘 알고 있는 말이다. 창작자인 그에게 시나리오를 써 내려가고 콘티를 짜는 일은 기쁨이자 고통일 것이다.

어릴 때부터 외계인 이야기를 꼭 써보고 싶었다던 최동훈 감독. 그런 그가 이 작품을 통해 드디어 자신의 소원을 이뤘다. 

(이 리뷰에는 영화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1부, 2부로 나눠 공개되는 '외계+인' 속에는 '고려 말에 외계인이 나타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라는 최동훈 감독의 상상력이 담겨 있다. 최 감독은 대사 하나를 두고 무려 60번 고쳐 썼다고 스스로 밝힐 만큼 팬데믹 한가운데에서 심혈을 기울여 만든 이 영화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고의 이야기꾼 최동훈 감독이 만든 '외계+인'의 서사 전개는 독특하다. 머나먼 또 다른 은하계의 외계인들이 예전부터 지구에 사는 인간의 몸을 감옥 삼아 반란과 파괴를 일삼던 죄수를 가둬 놓아왔다는 설정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그래서 '인베이젼'(2007)같은 바디 스내처 장르도 자연스럽게 극 속에서 전개된다.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인간 일에는 관여하지 않는 외계인 죄수 관리자 '가드'(김우빈)와 비행체 '썬더'(김대명)는 시간여행을 하며 탈옥한 외계인 죄수를 잡아들인다. 

로보캅, 아이언맨 그리고 터미네이터의 사이 그 어딘가에 위치하는 캐릭터인 가드와 '스타워즈'의 C3PO 포지션을 담당하는 개그 캐릭터 썬더. 이들 콤비는 대중에게 익숙한 SF 캐릭터의 총화라고 할 수 있다. 가드와 썬더가 '백 투 더 퓨처'처럼 차를 타고 시간의 벽을 뚫고 다니며 액션을 전개하게 되는 이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내심 타임 패러독스 클리셰에 대한 기대도 하게 만든다.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한편, '우주전쟁'(2005), '컨택트'(2016)처럼 외계인과 거대한 우주선이 서울에 등장하면서 범죄자를 추적하던 강력계 형사 '문도석'(소지섭)는 되려 영문도 모른 채 쫓기게 되는 상황에 놓인다. 

엘리베이터, 지하 주차장, 서울 도심 한복판 그리고 서울 상공에서의 액션 시퀀스는 "한국적인 방식으로 '어벤져스'만큼 재미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던 최동훈 감독의 연출 지점이 돋보이는 부분이다. 

2022년 시점의 현대에서는 이처럼 SF 서사와 할리우드 방식의 액션이 전개되지만, 1391년 고려 말로 시공간에 바뀌는 순간부터는 동양 무협 판타지가 뒤섞인 퓨전 액션이 펼쳐진다.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고려 말 배경에서는 '우왕'(신정근)·'좌왕'(이시훈)을 부하로 거느린 얼치기 도사 '무륵'(류준열), 시대와는 맞지 않게 손목시계를 차고 권총을 쏴대는 정체불명의 처자 '이안'(김태리), 도술 무기를 판매하는 신선 '흑설'(염정화)·'청운'(조우진), 가면 뒤에 숨은 밀본의 수장 '자장'(김의성) 등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서로 '신검'을 차지하기 위해 각축을 벌이게 되고 '귀타귀'(1980), '강시선생' 시리즈, '쿵푸허슬'(2004) 등 전성기 홍콩 영화의 도술 액션, 와이어 액션이 총동원된다. 여기에 총격 액션, 외계인 액션까지 더해져 이질적이면서도 다채로운 느낌의 케이퍼 무비로 완성됐다.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전우치'(2009)의 확장판 같은 이 영화는 기존 최동원 감독의 연출 특징 대부분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특히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등 티켓 파워 높은 올스타 캐스팅을 바탕으로 각 캐릭터에 강한 개성을 부여하는 동시에 비하인드 스토리를 장착했다.

지금까지 최동훈 감독은 구심점이 확실한 이야기로 산만하지 않게 종극까지 끌고 가는 연출력으로 호평을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작품은 그런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 지점들이 보인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유쾌함 가득한 연기를 볼 수 있는 것은 장점이다. 유머 코드만 맞는다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포인트도 꽤 있다. 반면, 심도 있는 다층 연기 캐릭터 부재는 몰입감을 다소 약하게 만든다. 긴박한 장면에서 흘러나오는 썬더의 A.I. 음성톤에는 적응이 쉽지 않다.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외계+인' 1부 스틸. ⓒCJ ENM

그러함에도 시공간을 뛰어넘어 다양한 인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함께 뒤섞여 진행되는 모험의 여정을 담은 내러티브는 매력적이다. 

더불어 국내 VFX 팀이 참여한 CG 액션신들은 한정된 예산안에서 정말 최선의 시각적 결과물을 보여준다. 특히 '스파이더맨 vs. 베놈' 스타일의 외계인 액션에 공을 들인 지점들이 눈에 들어온다. 

1부의 후반부에서는 플래시백 장면들을 통해 감춰진 진실이 밝혀지고 2부에서의 인물 변화를 암시한다. 가드에게 관심을 보이는 '민개인'(이하늬)은 2부에서 더 많은 활약을 보여줄 예정이다.

'외계+인' 1부는 장단점이 확실한 실험적인 상업영화다. 여러 장르가 섞여 낯선 느낌이 들 수 있다.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는 이 작품은 최동훈 감독이 만들어낸 '외계+인' 세계관과 캐릭터를 설명하기 위한 초심자 가이드북에 가까운 영화처럼 보인다. 아마도 본격적인 서사는 2부에서 시작되지 않을까 예상된다.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2003)는 이야기를 끝까지 지켜봐야만 하는 작품이다. 마찬가지로 '외계+인' 또한 아직은 미완의 작품이기에 1부와 2부를 합쳐 전체적인 완성도를 봐야 온전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듯하다. 

외계+인' 1부는 오는 20일 개봉하며, 2부는 2023년 개봉 예정이다.

▲'외계+인' 1부 포스터. ⓒCJ ENM
▲'외계+인' 1부 포스터. ⓒCJ ENM

◆ 제목: 외계+인 1부
◆ 장르: SF/액션/판타지
◆ 각본/감독: 최동훈
◆ 출연: 류준열, 김우빈, 김태리, 소지섭, 염정아, 조우진, 김의성, 이하늬, 신정근, 이시훈
◆ 제공/배급: CJ ENM
◆ 제작: 케이퍼필름
◆ 개봉: 2022년 7월 20일
◆ 관람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 러닝타임: 1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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