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왼쪽)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각 사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왼쪽)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각 사

- 중국 코로나19 봉쇄령에 애국주의 소비 기조 영향으로 시장 축소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화장품 업계 양대산맥인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최대 수출국이었던 중국 시장이 축소되자 북미 시장 공략에 힘쓰고 있다.

목표는 같지만 전략은 다르다. LG생건은 인수합병(M&A)으로, 아모레는 온오프라인 채널 확대로 매출 신장을 노리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LG생건과 아모레는 중국 ‘제로 코로나’ 등으로 현지 시장이 위축되면서 매출 하락을 겪었다. 중국 정부가 지난 4~5월 코로나19 봉쇄 정책을 펼쳤고 궈차오(國潮·국조)라는 애국주의 소비 운동이 전개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면세점 사업 회복도 지연되고 있다.

올해 1분기 LG생건은 매출 1조6,450억원, 영업이익 1,75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 보다 각각 19.2%, 52.6%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LG생활건강은 중국 영향을 제외하면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3.9% 성장, 영업이익은 5.6%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아모레는 1분기 매출 1조2,628억원, 영업이익 1,712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9.0%, 13.4% 하락했다. 특히 이 기간 중국사업 매출은 약 10% 감소했다.

올해 2분기 실적도 신통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LG생건의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199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358억원)보다 40.7% 감소했다. 매출 예상치는 14.1% 줄어든 1조7359억 원이다.

아모레는 2분기 매출과영업이익 예상치는 1조514억원, 5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0.7%, 36.4% 감소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누적 수출액은 40억6,900만달러(5조3,210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2% 감소했다.

이는 기존에 절반 이상의 수출 비중을 차지하던 중국 시장이 위축된 영향이 크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LG생건과 아모레가 북미로 유통망 확대에 나섰다. 북미 시장은 중국 만큼 시장 규모가 큰 데다 한국의 문화·예술, 음식 등 관심이 높아져 성장세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서 코로나19 봉쇄령으로 시장 매출이 줄어든 데 이어 분위기도 달라졌다. 중국 시장 위축은 예측이 됐기 때문에 현지 시장 의존도를 줄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를 타개하기 위해 화장품 업체는 K-뷰티에 대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 북미 지역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집계에도 중국시장 축소와 북미시장 성장이 나타났다. 지난해 국내 뷰티업계의 화장품 수출국은 153개국이다 이 가운데 중화권 국가(중국, 홍콩, 대만 등) 비중이 61.3%로 여전히 높았으나 북미(미국, 캐나다 등), 일본 비중도 점차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LG생활건강 크렘샵 대표제품. ⓒLG생활건강
▲LG생활건강 크렘샵 대표제품. ⓒLG생활건강

LG생건은 미국 화장품 시장에서 주요 브랜드를 인수하면서 시장 개척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LG생건은 지난 4월 미국 MZ세대(1980~2000년 출생 세대)에 인기가 높은 브랜드인 ‘더크렘샵’의 지분 65%를 1억2,000만달러(1,485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또 모발 관리 브랜드 알틱폭스를 보유한 미국 보인카의 지분 56%를 약 1,170억원에 인수했다. 보인카는 아마존·샐리뷰티 등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헤어제품 상위 3개 브랜드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LG생건 관계자는 "미국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화장품 시장“이라며 "글로벌 M&A를 통해 인수한 리치, 유씨몰, 알틱폭스 등 브랜드로 전략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이들 브랜드의 글로벌 인지도를 기반으로 데일리 뷰티 사업의 글로벌 확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모레퍼시픽이 가수 방탄소년단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해 현지 고객들과 소통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이 가수 방탄소년단 미국 콘서트에 스폰서로 참여해 현지 고객들과 소통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는 최근 북미 시장에서 선전 중이다. 현지 법인을 통해 세포라와 같은 대규모 오프라인 매장, 이커머스 채널 등 온라인 시장에 자사 브랜드를 입점시키고 있다.

아모레는 지난 3월과 4월 각각 라네즈, 설화수 등 주요 브랜드를 론칭했고 북미 시장에서 63%의 매출 성장을 달성했다. 아모레는 화장품 전문점인 세포라 등 유명 온라인 플랫폼에 입점을 강화하고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운 이니스프리를 통해 세포라와 백화점 체인인 콜스 등 입점 매장을 490여개로 늘렸다.

아모레 관계자는 “현지 법인을 통해 세포라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 브랜드 입점을 확대하고 온라인에서도 대표 채널인 아마존에 주력 브랜드인 설화수, 라네즈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1분기 북미 매출이 전년 대비 60% 성장하는 등 북미 시장에서 성과를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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