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 ⓒ농심

- 국내 주력제품 판매 호조…건강 강조한 신사업 '속도'

- 해외사업 비중 40%로 성장…2025년까지 50% 목표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신동원 농심 회장이 취임 1년을 맞았다. 신 회장은 농심 창업주인 신춘호 회장 별세 후 세 달 뒤인 지난해 7월 1일 취임했다.

신 회장은 취임 직후 ‘인생을 맛있게, 농심’이라는 농심의 새 슬로건을 내걸고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국내에선 주력 제품의 매출 증대와 비건, 대체육 등 신사업을 꾀하고 해외에선 라면 생산량을 늘려 점유율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농심은 국내에서 라면과 스낵 등 기존 주력사업 상품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신 회장이 새로운 농심에 핵심 키워드로 '필(必) 환경'을 강조한 만큼 국내에 비건 레스토랑을 오픈하며 비건 시장에 진출했고 건강함을 강조한 제품도 내놓고 있다.

해외에서는 멕시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K-라면 열풍이 불고 있는 미국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 8월 라면 가격을 인상하면서 영업이익 개선이 기대됐지만 최근까지 국제 곡물가가 급등하는 등 외부요인으로 원자재값 부담이 커진 만큼 2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하락 가능성이 제기된다.

▲포리스트 키친 디너 코스 모음 연출 사진. ⓒ농심
▲포리스트 키친 디너 코스 모음 연출 사진. ⓒ농심

◆ 비건·대체육 시장 경쟁력 강화

1일 농심에 따르면 자사의 올해 1분기 매출은 7,363억원, 영업이익 343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각각 16%, 21% 증가했다. 신라면 등 기존 주력 브랜드 판매가 호조세를 보였고 용기면 수요가 회복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라면 매출이 지난해 1분기보다 약 15.7% 증가했다. 새우깡 등 스낵의 매출도 약 8.5% 늘었다. 

다만 최근까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인도 밀 수출 중단 등 영향이 이어지면서 원자재 수급난, 가격급등 등 원가상승 부담은 여전하다. 때문에 앞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지는 불투명하다.

이에 밀 뿐 아니라 팜유와 식용유 등 원부자재 가격이 함께 오르면서 가격 인상 압박이 커지자 지난해 8월에 이어 다시 농심에서 가격인상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농심은 지난해 8월 주요 라면 가격을 평균 6.8% 인상했으며, 올해 4월 과자 가격도 평균 6% 올렸다.

하지만 라면이 서민식품이라는 인식이 있는데다 국내 라면시장 점유율(2021년 기준) 49.5%를 차지하는 만큼 농심에서 가격을 쉽게 올리기는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농심은 가격인상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농심 관계자는 “ 현재 가격 인상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가격 급등으로 부담이 큰 상태이며 가격 변화 추이를 예의주시하면서 구매처와 협력을 강화하며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다변화를 위해 농심은 국내 유명 레스토랑의 메뉴를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선보였다. 지난 4월 농심은 서울 신당동 유명 맛집 금돼지식당과 손잡고 면요리 간편식인 ‘금돼지식당 돼지김치찌개면’을 출시했다. 농심은 유명 맛집과 연계한 RMR로 업그레이드해 관련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농심은 비건 시장에도 진출했다. 비건 문화의 확산과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트렌드에 발맞춰 레스토랑 오픈을 추진했다. 대체육 핵심 소재에 이어 비건브랜드 '베지가든' 완제품 등을 생산하며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심은 지난달 27일 농심의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오픈했다. 파인다이닝 비건 레스토랑을 운영하며 단일 코스요리로 비건메뉴를 선보이고 있다. 저녁 10개, 점심 7개 요리가 제공되며 이 중 3가지 요리에는 대체육을 사용한다.

농심 관계자는 “포리스트키친은 비건은 물론, 비건이 아닌 분들에게도 맛 뿐만 아니라 비건문화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는 공간으로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자사의 비건사업은 대체육 핵심 소재부터 베지가든 완제품까지 모두 생산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차별화된 기술력을 통한 다양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시장 저변을 넓혀갈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농심은 대체육과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소스 ▲양념 ▲식물성 치즈 등 제품을 선보이며 베지가든 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있다.

베지가든은 독자적으로 개발한 HMMA(High Moisture Meat Analogue, 고수분 대체육 제조기술) 공법으로 실제 고기와 유사한 맛과 식감을 구사한다. 고기 특유의 육즙을 구현해 낸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고소한 불고기 볶음밥’과 ‘매콤한 김치불고기 볶음밥’ 2종을 선보였다.

이에 더해 올해 상반기에만 고단백 식품을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스낵제품 ‘우와한 콩칩’과 ‘우와한 치즈칩’, 샐러드와 건면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봉지면 ‘샐러드누들’ 등을 내놨다.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농심
▲신동원 농심 회장이 미국 제2공장 생산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농심

◆ 미국 제2공장 기반 해외사업 비중 50% 이상 목표

농심은 미국 제2공장 가동을 기반으로 회사 전체 매출 중 40%가량을 차지하던 해외 비중을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미국 제2공장 본격 가동을 기반으로 2025년까지 50% 이상 목표로 하고있다”고 말했다.  

농심은 지난 4월 말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 쿠카몽가에 제2공장을 준공했다. 이를 통해 연간 3억5,000만개의 라면 생산이 가능하다. 2005년 설립된 제1공장인 LA공장 생산량을 포함하면 농심은 미국에서 연간 총 8억5,000만개 라면 생산을 할 수 있다. LA공장이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에 있으며, 제2공장과 20km 떨어져 있다. 

제2공장 준공식날 신 회장은 “일본을 꺾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도전하자”고 강조했다. 농심은 미국 라면시장에서 일본의 토요스이산을 꺾고 1위에 오르겠다는 게 목표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 자료에 따르면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올해 기준 23.3%로 일본 토요스이산(49.0%)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 3위인 일본 닛신은 17.9%로 농심과 5%포인트 이상의 점유율 차이를 두고 뒤쳐져 있다.

농심의 지난해 미국 매출은 3억9,500만달러다. 2005년 4,170만달러를 기록했던 것 보다 10배 가까이 성장했다. 농심은 이를 2025년까지 8억달러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신 회장은 “농심은 1971년 미국시장에 처음 수출을 시작했고, 2005년 제1공장을 계기로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다”며 “제2공장은 농심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해줄 기반으로, 일본을 제치고 미국 라면시장 1위에 오르는 것은 물론 글로벌 넘버원이라는 꿈을 이뤄낼 수 있도록 전진하자”고 당부했다.

농심 미국 제2공장은 약 2만6,800㎡(8,100평)의 규모에 용기면 2개와 봉지면 1개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 제2공장의 생산라인은 모두 고속라인으로 ▲신라면 ▲신라면블랙 ▲육개장사발면 등 시장에서 수요가 높은 제품을 대량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농심은 제2공장이 초기부터 높은 가동률을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시장의 수요가 급증해 한국에서 수출까지 동원하며 제품을 공급해서다.

또 제2공장이 중남미 진출에 있어서 지리적으로 유리한 입지인 점을 활용해 멕시코 시장 공략에도 힘을 더할 계획이다. 멕시코는 인구 1억3,000만명에 연간 라면시장 규모가 4억달러에 달하지만 일본의 저가 라면이 시장 점유율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와 관련 농심은 멕시코 전담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멕시코 식문화와 식품 관련 법령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농심 관계자는 “멕시코시장 영업조직을 구성해 시작하는 단계”라며 “곧 멕시코 식문화에 발맞춘 전용 제품을 선보이는 등 적극적으로 영업, 마케팅 활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에 위치한 농심의 미국 제2공장. ⓒ농심
▲미국 캘리포니아 랜초 쿠카몽가에 위치한 농심의 미국 제2공장. ⓒ농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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