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 2' 스틸.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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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의 액션, 한 걸음 더 진화한 박훈정 마녀 월드

[SRT(에스알 타임스) 심우진 기자] 19세기 영국 소설 ‘프랑켄슈타인’에서 출발한 매드 사이언티스트와 신체 개조된 초인 소재의 이야기는 20세기에 접어들면서 이를 모티브로 SF 소설, 영화, 만화,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콘텐츠로 제작됐다.

대표적인 작품들로는 마블 코믹스의 ‘인크레더블 헐크’, ‘울버린’ 시리즈 등이 있다. 서구 창작물의 영향을 받은 일본에서도 주로 만화와 애니메이션 작품 발표가 전개됐다. ‘아키라’가 대표적인 작품이며 ‘초인 로크’, ‘드래곤볼’, ‘원펀맨’, ‘나의 히어로 아카데미아’처럼 능력자 배틀물로 변주되어 인기를 얻었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누아르 영화 ‘신세계’(2012)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의 ‘마녀’ 시리즈는 이러한 능력자 배틀물을 성공적으로 실사화한 작품이다. ‘악마를 보았다’(2010), ‘부당거래’(2010)의 각본가이기도 한 박훈정 감독은 과거 게임과 무협만화 시나리오를 집필하기도 했다.

박훈정 감독이 구축한 ‘마녀’ 세계관은 능력자 배틀 장르가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는 모든 요소에 대한 영화적 체험에 충실하다. 특히 이번 ‘마녀 Part2. The Other One(이하 ’마녀2‘)’은 액션 연출 면에서 높은 만족감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장르에 대한 박훈정 감독의 애정과 헌사가 가득 담긴 이번 작품은 전반적으로 청록색 톤의 색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전작보다 한층 서늘해진 분위기를 안고 시작한다.

(이 리뷰는 영화의 내용을 일부 포함하고 있습니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익스트림 클로즈업된 피범벅 소녀의 얼굴에서부터 시작해 2000년대 초반으로 추정되는 시기의 은폐된 한 사건까지를 담은 오프닝은 ‘마녀’ 세계관 속 정체불명의 집단이 진행해온 비밀 실험의 오랜 역사를 보여준다.

초토화된 비밀 실험실 ‘아크’에서 걸어 나온 ‘소녀’(신시아)는 마치 갓 태어난 아기 같은 상태. 붉은 발과 하얀 눈의 맞닿음이 상징하듯 순수함과 폭력성이 내면에 공존하는 소녀는 바깥세상으로 나와 우여곡절 끝에 ‘경희’(박은빈)와 ‘대길’(성유빈) 남매의 농장에 머물게 된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이 드라마 부분에서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미지의 생명체나 외계인이 선량한 인간을 만나 사회화 과정을 거친다는 클리셰를 따른다. 여기에 소녀와 대길 사이의 10대 로맨스물 분위기가 가미된 것이 특징.

다만 이들의 만남이 짧은 시간 동안 이루어진 탓에 전작에서 ‘자윤’(김다미)이 10년에 걸쳐 형성한 부모·자식 간의 정이나 주변인들과의 끈끈한 인간관계 같은 깊은 감정선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 대신 이번 작품은 액션 연출에 방점을 찍은 만듦새를 하고 있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액션 장면들은 주로 경희의 농장 소유권을 빼앗으려는 조직 보스 '용두'(진구), 소녀를 제거하기 위해 본사에서 파견된 팀의 리더 '조현'(서은수)과 ‘톰’(저스틴 하비), 상하이에서 온 토우 4인방을 중심으로 구성된다.

극 후반부에 집중되는 액션은 ‘드래곤볼’로 대표되는 제페니메이션들의 능력자 배틀 신을 시각적인 면에서 훌륭하게 실사로 구현했다. 다이내믹한 액션 장면과 컷 편집 그리고 음향효과를 통해 강렬한 타격감을 객석에 전달한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무협극과 소년 만화에서 볼 수 있는 폼에 살고 폼에 죽는 감성 비주얼도 충만하다. 이런 액션 설계가 크게 돋보이기 때문에 관련 장르를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격투·총기 액션 조합에 있어서는 애니메이션에서 주로 경험해 볼 수 있는 눈이 따라가기 힘든 컷 전환과 고속 격투 장면이 연속돼 시각적 쾌감을 안긴다.

특히 본사 팀의 총기 제압을 무력화하는 상하이 랩 토우들의 전투력은 톰의 대사처럼 넥스트 레벨을 보여준다. 일단은 빌런으로 설정된 용두와 그의 조직은 능력자들 앞에서 일반인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 비교 대상으로 활용된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전작에서도 보여준 '능력자 위의 능력자'라는 배틀물 클리셰 연출은 이번에도 계승된다. 대신 한 단계 더 힘을 실었다. 

소녀와 빌런들 간의 현격한 힘 차이가 느껴지는 이 만화적 퍼포먼스 장치는 모든 전투의 끝자락에 이르러서는 결과적으로 강렬한 해소감을 안겨준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덕분에 초능력자 간의 현란한 배틀 액션 장면을 만화가 아닌 실사로 관전한다는 영화적 경험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그런 이유만으로도 이 작품을 대형 스크린으로 관람해 볼 만한 가치는 충분해진다.

서사 측면에서 드라마 요소는 다소 약점으로 꼽히지만, ‘루시’(2014), ‘크로니클’(2012) 등 할리우드 작품들과는 결이 다른 독특한 액션만 놓고봐도 충분히 영화 전체를 만족스럽게 즐길 수 있다. 아울러 박훈정 월드 속 캐릭터의 카메오 등장 같은 부가 요소도 눈여겨 볼만하다.

▲'마녀 2' 스틸. ⓒNEW
▲'마녀 2' 스틸. ⓒNEW

아직 전체 능력이 발현되지 않은 유전자 조작 실험체들이 겪게 될 여정과 그들의 뒤를 쫓는 ‘장’(이종석)의 본격적인 활약을 예고하는 마지막 쿠키 영상 확인은 필수다.

박훈정 감독만의 상상력을 통해 한 단계씩 완성돼가는 ‘마녀’ 시리즈, 그 세계관의 끝없는 확장을 기대해본다.

▲'마녀 2' 포스터. ⓒNEW
▲'마녀 2' 포스터. ⓒNEW

◆ 제목: 마녀(魔女) Part2. The Other One

◆ 영제: The Witch Part 2. The Other One

◆ 각본/감독: 박훈정

◆ 출연: 신시아, 박은빈, 서은수, 진구, 성유빈, 조민수, 이종석, 김다미

◆ 제공/배급: NEW

◆ 제작: 영화사 금월

◆ 공동제작: 스튜디오앤뉴, 페퍼민트앤컴퍼니

◆ 프로듀서: 신민경

◆ 촬영: 김영호 (C.G.K), 김홍목

◆ 프로덕션디자인: 조화성 (화성공작소)

◆ 음악: 모그

◆ 러닝타임: 137분

◆ 관람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개봉: 2022년 6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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