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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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금융협회 1분기 36개국 통계…한국만 가계부채 GDP 보다 높아

[SRT(에스알 타임스) 박은영 기자] 올해 들어 수 개월간 가계대출이 다소 줄었지만 우리나라의 가계 부채는 국가 경제 규모를 고려할 때 세계 36개 주요국(유로지역은 단일 통계)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미국 등 주요국의 국내총생산(GDP) 보다 가계 부채 비율이 코로나19 위기 정점을 지나면서 1년 전보다 4%포인트 이상 떨어진 것과 비교해 한국의 하락률은 0.7%포인트에 그쳤다.

기업 부채의 경우 증가 속도가 세계 2위에 오를 만큼 더 빨라졌다. 다른 나라들와 비교해도 민간(가계+기업) 부채 위험은 물가와 더불어 한국은행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의 주요 명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6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Global Debt)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세계 36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 부채 비율을 조사한 결과, 한국이 104.3%로 가장 높았다.

이어 ▲레바논(97.8%) ▲홍콩(95.3%) ▲태국(89.7%) ▲영국(83.9%) ▲미국(76.1%) ▲말레이시아(72.8%) ▲중국(62.1%) ▲일본(59.7%) ▲유로 지역(59.6%)이 10위 안에 들었다.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가계 부채가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경우는 우리나라가 유일했다. 1년 전인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한국의 가계 부채 비율은 105.0%에서 104.3%로 0.7%포인트 낮아졌다.

하지만 한국의 하락 폭(0.7%포인트)은 ▲영국(7.2%포인트) ▲미국(4.7%포인트) ▲일본(4.6%포인트) ▲유로지역(2.9%포인트) 등과 비교해 뚜렷하게 작았다.

경제 규모를 고려한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이나 증가 속도도 2위를 기록했다.

GDP 대비 한국 비금융기업의 부채 비율은 1분기 현재 116.8%다. 이는 ▲홍콩(281.6%) ▲레바논(223.6%) ▲싱가포르(163.7%) ▲중국(156.6%) ▲베트남(140.2%) ▲일본(118.7%)에 이어 일곱 번째로 높은 수치다.

우리나라 기업의 부채 비율(116.8%)은 1년 사이 5.5%포인트 뛰었는데, 이런 같은 폭은 베트남(+10.9%포인트)에 이어 36개국 가운데 두 번째로 컸다.

국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 거래 부진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12월(-2,000억원)과 올해 ▲1월(-5,000억원) ▲2월(-2,000억원) ▲3월(-1조원) 4개월 연속 감소했다. 하지만 4월 1조2,000억원 불어나면서 5개월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5월의 경우 5대 은행(KB·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은 약 1조3,000억원 뒷걸음쳤다. 하지만 인터넷은행에서 5개월째 증가 기조가 유지된 만큼 전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이 줄었다고 해도 감소 폭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4월 21일 취임사에서 "부채의 지속적 확대가 자칫 붕괴로 이어지면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을 과거 경험으로 알고 있다"며 "거시경제 안정을 추구하는 한은은 부채 연착륙에 관심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4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도 한 금통위원은 "작년 하반기 이후 가계대출 증가세와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경계를 늦출 상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의 레버리지(차입투자) 누적으로 소득 대비 가계부채·주택가격 비율이 여전히 주요국이나 장기추세보다 높은데다, 유동성이 풍부한 가운데 최근 금융기관의 대출태도가 다소 완화되고 주택가격 기대도 하락세를 멈추는 등 불안 요인이 상존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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