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신한은행에서 2억원 가량의 횡령 사고가 터졌다. 신한은행 부산지점에서 시재금(고객 예금을 대출 등으로 내주고 난 뒤 금고 안에 남은 돈)을 빼돌린 것인데, 고객의 돈을 직접 취급하는 일선 영업 현장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라는 점에서 충격적이다.

우리은행에서 발생한 614억원의 횡령 사건은 기업의 워크아웃을 담당(기업개선부서)하는 부서에서 벌어진 일로 특수한 형태의 업무를 담당한 직원의 일탈이었다. 반면 신한은행의 경우 영업점의 직원이 벌인 일로 고객들에게 실질적 피해가 발생할 수 있는 충격적인 사건 중 하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이번 횡령사건과 관련해 자주 있는 일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 같다"고 대답하기도 했다.

금융은 서로 믿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래야 빌리고, 투자한다. 되돌려 받을 수 있다는 신뢰가 흔들리는 순간 계약에 금이 가고, 불안이 연쇄 반응을 일으킨다. 위기는 그렇게 신뢰 상실에서 촉발된다. 이러한 간단한 진리를 '일상다반사'로 치부해선 위험하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통계를 보면, 지난 2016년부터 6년 동안 국내 은행권에서 매년 평균 18건 이상, 평균 30억원 이상 규모의 횡령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횡령 총액은 2016년 27억원, 2017년 17억원, 2018년 19억원, 2019년 52억원, 2020년 9억원, 2021년 67억원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2016년부터 6년 연속 횡령사건이 발생했다. 국민은행, 기업은행도 각각 2018년, 2017년을 제외하고 5년 연속 횡령사건 발생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줬다. 614억원의 대형 횡령 사건이 발생한 우리은행에서는 2016∼2021년 사이에 2018년을 제외한 5년 동안 매해 횡령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횡령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한다는 것은 은행 내부에 잠재적 범죄자만 득실거린다는 의미인가. 신한은행 관계자가 보인 ‘일상다반사’라는 인식에서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뇌사상태(腦死狀態)는 아닐지 걱정스럽다.

신뢰는 잃기는 쉽지만 회복하긴 어렵다. 그러함에도 신뢰를 회복하는 방법이 있긴 하다. 신한은행 스스로 고객 신뢰를 저버리는 6년 연속 횡령사건 발생이라는 사고를 연출했으면, ‘권선징악(勸善懲惡)’의 결말로 끝을 맺어야 한다. 신뢰를 회복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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