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옥. ⓒ한전
▲한국전력 나주 본사 사옥. ⓒ한전

[SRT(에스알 타임스) 최형호 기자] 한국전력공사가 올해 1분기 8조원에 가까운 역대 최대 규모의 영업손실을 냈다.

유가를 비롯한 연료비 가격 급등으로 전력구매 부담이 대폭 커졌지만, 전기요금 동결로 수익성이 악화된 탓이다. 한전은 전기요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지만 물가 상승 우려로 인해 받아들여질지는 미지수다. 한전은 발전 자회사들과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재무 개선을 위해 부동산 등 자산 매각에 나서기로 했다.

한전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8조3,525억원 감소해 7조7,86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13일 공시했다. 매출은 16조4,64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1% 늘었다.

한전의 이번 영업 손실은 분기 기준 최대로 지난해 한 해 전체 영업손실인 5조8,601억원보다 2조 원가량 많다. 연료비(7조6,484억원)와 전력구입비(10조5,827억원)가 각각 92.8%, 111.7% 급등하며 적자 폭을 키웠다.

한전은 연료비 연동제가 처음 시행된 지난해 1분기 5716억원 흑자를 기록했으나, 이후 ▲2분기 ―7,648억원 ▲3분기 ―9,366억원 ▲4분기 ―4조7,303억원 ▲올 1분기 ―5조7,289억원(추정) 등 연속 적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연료비 연동제 시행 후 한전의 누적 적자는 11조5,899억원에 달한다. 현 추세라면 한전의 올해 연간 적자는 17조4,723억원에 이르고, 누적 적자 규모는 23조1,524억원까지 불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한전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자구노력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측은 "보유 중인 출자 지분과 부동산 가운데 팔 수 있는 것은 모두 판다는 생각으로 대상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운영·건설 중인 모든 해외 석탄발전소를 매각한다는 원칙을 세우는 등 해외사업 구조조정도 추진한다.

아울러 한전은 디지털화를 반영한 인력 재배치 등 경영혁신을 이어가는 한편 연료비 등 원가 변동분이 전기요금에 합리적으로 반영될 수 있는 방안을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규모 영업손실을 기록한 한전의 경영 성적표와 관련해 원자재 가격을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하는 방향으로 정부가 입장을 전환할지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최근 가팔라진 물가 상승세로 인해 전기요금 인상 카드가 당장 현실화되기도 어려운 상황이어서 정부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SR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