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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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가총액 4조3,678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4조9,225억원) 이어 '2위'

- 순이익·영업이익 분기 최대…‘수익구조’ 다각화 전략 등 주효

[SRT(에스알 타임스) 전근홍 기자] 메리츠증권이 증시부진에도 업계 시가총액 순위 2위에 안착하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영향이다. 업계에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메리츠증권이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브로커리지(주식중개) 비중이 낮아 증시에서의 개인투자자 이탈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았다는 분석도 내 놓고 있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50분 기준 메리츠증권의 시가총액은 4조3,678억원으로 미래에셋증권(4조9,225억원)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이어 한국금융지주(3조9,844억원), NH투자증권(3조5,322억원), 삼성증권(3조5,497억원), 키움증권(2조4,646억원), 한화투자증권(1조148억원) 순이다.

주가를 보면, 메리츠증권은 2월 말 5,860원에서 6,620원(5월 3일 종가)까지 약 13% 상승했다. 반면 미래에셋증권은 같은 기간 8,790원에서 7,970원으로 9.3% 하락했고, 한국금융지주는 7만9,200원에서 7만1,000원으로 10.4% 떨어졌다.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의 주가도 각각 6% 이상 내림세를 보였다. 시총 3,000억원 이상 증권주 가운데 최근까지 두자릿 수 오름세를 기록한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이 유일하다.

이러한 변화는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다. 메리츠증권의 1분기 순이익(연결 기준)은 2,82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0조8235억원으로 123.7% 늘었다. 영업이익도 3769억원으로 32.4% 증가했다. 순이익과 영업이익 모두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 1분기 깜짝실적, ‘채권운용 부문’ 흑자

통상 증권사들은 대형사 기준으로 자기자본 20조원 내외를 채권에 투자한다. 메리츠증권의 채권 투자 규모는 17조~18조원 선이다. 올해 들어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메리츠가 다른 증권사들에 비해 리스크 관리에 적극 나선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보유 채권의 만기를 축소하고 국채선물 매도 전략 등을 활용해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 손실을 최소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다른 증권사들은 1분기 채권운용 평가손실과 수수료 수입 감소로 타격을 받았다. NH투자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1,023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60.3% 감소했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 순이익도 각각 1,159억원, 1,045억원으로 47.9%, 37.8% 줄었다.

수익구조도 다각화 전략도 한몫했다. 메리츠증권은 한 비상장사 투자 회수로 900억원가량의 수익을 거뒀다. 에너지 산업과 관련한 거래를 통해 약 500억원, 중국 하이난항공그룹(HNA) 관련 대출 이자로 400억원의 수익을 냈다. 이런 과정 속에 과거 순이익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던 부동산금융 비중은 30%대까지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경영전략의 변화도 원인이지만 무엇보다 성과중심으로 제도를 변경하면서 직원들의 일하고자 하는 욕구가 커진 탓 아니겠느냐”면서 “수익의 절반을 돌려주겠다는 인센티브 제도를 통해 작년 9500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거두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수익구조 개선을 전제로 하고)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도 주가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원인일 것”이라며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자사주 소각을 전제로 총 3,4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 신탁계약을 완료했고, 올해에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는데 이 같은 결정은 결국 주가에 긍정요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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